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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의 출산이 던진 질문..."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받아들일 준비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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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의 출산이 던진 질문..."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받아들일 준비됐나요?"
  • 경남 김해시 김나희
  • 승인 2020.11.28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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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 출산 놓고 찬반 논쟁 가열...찬성 많지만 아빠 없어 문제라는 반대파도 있어
동성결혼, 생활동반자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다수 등장
우리 사회는 이들을 수용할 준비해야 할듯
이달 초에 태어난 한 아이가 대중을 들썩이게 했다. 그 아이는 ‘비혼모’ 후지타 사유리의 아들이었다. 사유리는 지난 16일 SNS 계정을 통해 출산 소식을 뒤늦게 세상에 알렸다. 사유리는 “여성이 낳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처럼, 낳을 권리도 있다”며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대단하다, 멋지다, 응원한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비혼모’인 사유리의 아들에게는 아빠가 없다. 사유리의 출산이 이토록 화제가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아빠가 없다는 사실이 왜 그토록 걱정할 문제가 돼야만 하는 걸까? 나는 사유리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밝은 사람이다. 가족에 대해서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나중에서야 친구의 사정을 알게 됐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친구는 나에게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했고, 엄마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는 일부러 다른 친구들에게 아빠에 대한 말을 지어내어 말하며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숨겼던 것이었다. 매번 아무렇지 않게 아빠를 이야기하던 친구의 모습과 반대였을 속마음을 가늠할 수가 없어서 섣불리 위로조차 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기고 있다. 이들은 비정상적 가정이 되어 사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기고 있다. 이들은 비정상적 가정이 되어 사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혼인 신고를 한 부, 모 사이에 태어난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을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부모가 한 명이거나, 조부모와 사는 등 다른 형태의 가족은 그들이 절대 행복할 수 없는 족쇄라도 찬 것처럼 ‘비정상적’이라는 못이 박혀 버린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결혼 제도와 복지, 그리고 사회의 인식은 다양해진 현대 사회의 가족 형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법이 보장하는 가족의 기준이 오히려 가족을 이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가족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꼭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일부 나라에서는 이미 동성 결혼이나 PACS처럼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장해 주는 법이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성인이 된 사람은 당사자끼리의 합의에 따라 생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사유리의 경우를 통해 제기된 문제를 의식한 국회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정상적인 가족의 범주에 드는 아이라고 해서 모두 올바르게 자라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폭넓은 가족의 형태를 보장하는 제도와 더불어 우리의 인식 변화와 가족을 이루는 개개인이 가족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함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누군가의 급한 결혼과 출산보다 오랫동안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며 고민했던 사유리가 아이를 잘 키울 준비가 더 잘 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유리가 실제로도 잘 해내길 간절히 바란다. 사유리의 아들과 같은 아이들이,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들이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박용재 시인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는 구절처럼,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어떤 형태든 그저 하나의 ‘가족’으로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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