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사유리 비혼 출산에 격려 분위기 확산
여야 여성 의원들도 환영 메시지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 출산’ 파장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법률적 혼인관계가 아닌 사실혼 부부도 인공수정 등의 보조생식술이 가능하도록 윤리지침을 개정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원장,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등의 정치인들이 SNS를 통해 사유리의 출산에 대한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비혼모 출산을 좌파·우파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대체로 우파는 반대, 좌파는 찬성이다. 흔히 좌파는 개혁을 중시하는 진보, 우파는 현실을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을 띈다. 하지만 이번 사유리 출산에 대해서 정치권의 의견은 진보·보수와 관계없이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물론, 비혼 출산에 대해 좋지 않은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아직 내가 좌파와 우파 중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지 잘 모른다. 모든 측면에서 한쪽 성향을 띄기는 어려운 것처럼 나도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개념을 논하는지에 따라 때로는 좌파적, 때로는 우파적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중 비혼모 출산, 더 자세히 말하면 ‘사유리의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긍정적 의견을 가진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이혼 가정, 한부모 가정, 고아 등 온전치 않은 가정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나마 지금까지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은 미디어에서 이혼과 한부모 가정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콘텐츠를 많이 다뤘기 때문이다. 다양한 매체에서 부부가 서로 맞지 않으면 따로 살 수도 있으며, 여러 이유로 생긴 한부모 가정에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전파했다. 여기에 힘입어 사유리의 비혼 출산은 또 다른 생각 전환에 물꼬를 튼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유리의 아이에 대해 걱정을 한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는데, 무슨 잘못이냐.” 또는 “둘이 키워도 힘든데 혼자서 아이에게 전념할 수 있겠냐”는 등 대체로 아빠의 부재가 걱정의 원인이다. 하지만 나는 이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가 다 있다해도 가정환경이 좋지 않거나, 이혼하는 경우를 보면 아이에게 상처로 남게 된다. 하지만 사유리는 처음부터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고, 신중한 결정을 위해 결혼 상대를 섣불리 정하지 않았다. 이후 임신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잃기 전에 출산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지고 결정한 것이다. 감히 이런 엄마의 아이라면 누구보다 사랑받으며 잘 자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는 ‘비혼 출산’처럼 찬반을 논해야 하는 주제가 많다. 낙태죄, 동성애, 민영화와 공영화, 개인의 권리와 의무, 기업의 성장과 노동자의 분배 등의 주제는 여전히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채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 주권의 원리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만큼, 우리는 이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개인의 견해를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