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저소음 자동차에 음향 발생 장치 의무화
전기차에 관한 관심이 커지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가상 주행음 연구
대학생 권민호(24, 부산시 남구) 씨는 지난해 제주도 여행에서 전기차를 빌렸다. 설렘을 안고 전기차에 탑승한 권 씨는 시동을 거는 순간 예상치 못한 고요함에 놀랐다. 시동을 켰는지조차 모를 만큼 조용했기 때문이다. 평소 내열기관 차만 주로 타던 권 씨는 조용함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금방 불편함을 느꼈다. 전기차를 가로막은 보행자들이 소음이 없어 앞을 비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처음 타 본 권 씨는 “주위에 사람이 있을 때마다 경적을 울리기도 난감했다”며 “전기차 가상 주행음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출발하기 위해 시동을 켤 때나 저속으로 주행할 때 엔진 소리나 배기음이 나지 않는다. 전기차가 조용한 이유는 내연기관 차와 다르게 엔진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전기만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로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해 구동력을 만들어낸다.
소음이 없기에 시끄러운 길거리의 보행자나 시각장애인은 주변에 전기차가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소음이 없는 것이 탑승자에겐 장점이지만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기차에 가상 배기음을 내도록 하는 음향 발생기를 의무 장착하도록 법제화했다.
전기차에 관한 관심이 커지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가상 주행음 연구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음향 발생 장치 의무화
유럽연합(EU)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2019년 7월부터 EU 회원국이 생산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배기음을 내는 음향 발생기를 의무적으로 달게 했다. 미국도 2020년 9월부터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최소 소음 규정을 본격 도입했다. 모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시속 약 30km 미만에서 가상 배기음을 발생토록 하는 규정이 생긴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7월부터 저소음 자동차에 의무적으로 배기음 발생 장치를 장착하는 법규가 만들어졌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기차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기차를 직접 운전한 경험은 2018년 12.9%에서 2021년 24.4%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전기차에 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상 주행음 시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더 개성 있고 매력적인 가상 주행음을 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국내외 기업들의 가상 주행음 연구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안전을 위해 세심한 주의 필요
가상 음향 발생 기술 시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인공적인 주행음이 아닌 차별화된 가상의 소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운전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주행음이 만들어지고 있다.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