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속도 5030 정책, 시범 운영 결과 인명피해 감소에 효과적
도시부는 제한속도 50km/h, 보행 위주 도로는 30km/h로 조정
일부 네티즌들은 제한속도 하향 조정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편 부산은 2019년 11월에 ‘부산 안전속도 5030’ 전국 처음 시행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 과학 기술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하면서 자동차를 가지고만 있다면 웬만한 곳은 갈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말을 타고 다니던 시절이 상상조차 안되게, 이제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현실이다. 과학 기술의 편리함에 묻혀 살아가지만 정작 사람을 위한 일이 사람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보행자 교통안전을 향상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안전속도 5030’이 시행되면서 앞으로 보행자 중심 운전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전면 시행됐다. 안전속도 5030은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자 감소 및 보행자 안전 향상을 위해 도시부 제한속도를 50km/h로 하향 조정하는 교통정책이다. 주택가 등 보행 위주의 도로는 제한속도 30km/h로 조정하며,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일부 도로는 시속 60km를 적용한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은 경찰청과 함께 서울 종로축, 부산 영도구 등 도시 13곳을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공단에 따르면, 그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시행 전 102명에서 시행 후 62명으로 39% 감소했다는 것. 중상자 수는 시행 전 3165명에서 시행 후 2697명으로 15% 줄어 인명피해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정책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 김동연(54, 울산시 중구) 씨는 “어린이 구역의 경우 표시 구간을 너무 많이 설치하거나, 제한속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불편하기도 했다”며 “그래도 안전을 생각해서 시행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권은숙(48, 울산시 중구) 씨는 “학교나 주택가 등 보행 위주 도로에서는 제한속도 30이 당연하고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며 “일반도로에서 무조건적인 50 제한은 불필요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운전하는 입장에서 제한속도 60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한속도 하향 조정이 교통 혼잡으로 이어지며, 사실상 도시부에서는 너무 느린 속도라는 것. 네티즌들은 “보행자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 운전자 속 터지는 효과다”, “택배 늦게 온다고 괜히 택배기사들한테 민원 넣는다더라”, “택시 기사들 입장에서는 어쩌냐? 버스 타는 게 더 빠르겠다”, “퇴근시간에 차 더 막혀서 정체될 것 같다”, “사람이 우선인 것은 맞다. 근데 운전하는 사람도 사람인데 무단횡단자들도 같이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닌가”, “속도 50km/h 제한이면 도로에서 말 타고 다니는 게 빠르겠다”, “취지는 좋은데 주택이나 어린이·노인보호구역은 찬성하지만 도시부 50은 좀 그런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제한속도 하향에 관한 우려에 비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도로교통공단의 입장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정책 시행에 앞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시범 운영 효과를 분석한 결과 그렇지 않았다는 것. 공단은 전국의 정책 시범운영 도시 13곳을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 종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차량 평균 통행속도 감소폭은 단 3%에 그쳤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11월 ‘부산 안전속도 5030’ 계획을 전국 처음으로 선포한 바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부산은 다른 도시보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일찍 시행돼, 지난해 5월부터 현재 단속 중에 있다”며 “4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되지만, 도시마다 속도 하향에 필요한 시설물 설치와 단속 시작 기간은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