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가 불러온 새로운 트렌드 ‘N잡러’...'투 잡' 시대 가고 본업 부업 취미 등 여러 직업 갖는 사람 늘어
취재기자 신유리
승인 2021.04.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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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끼 마음껏 뽐내고 돈 버는 부업 인기
‘긱 이코노미’시대가 N잡러 등장 가속화
프리랜서 마켓 ‘크몽’ N잡러 사이에 각광
투잡(Two-job)을 하는 시대를 넘어 요즘은 N잡러가 대세다.
N잡러란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본업 외에도 여러 부업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시대 변화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이들을 말한다.
N잡러의 등장 이유는 예전의 투잡러와는 다르다. 예전에는 본업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급여를 충당하기 위해 부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코로나19로 노동정책과 환경이 변화하면서 여가시간도 전보다 늘어나 ‘여유가 될 때 일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으로 부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N잡러는 ‘긱(gig) 이코노미’가 불러온 결과이기도 하다. 긱 이코노미란 1920년대 미국에서 재즈 공연의 인기가 높아지자 즉흥적으로 단기적인 공연팀들을 gig으로 부른 데서 유래한 말로 빠른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을 뜻한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새로운 직업들도 동시에 늘고 있다. 사람들은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긱 이코노미가 N잡러의 등장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낮에는 직장인이지만 밤에는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들도 N잡러 중 하나다. 이들은 주로 ‘직장인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본인들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고 편집하여 사람들과 공유한다. 유튜브는 구독자 1000명, 누적재생 4000시간 이상의 조건을 갖추게 되면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고 구독자가 늘면 영상 중간 광고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부업으로 유튜브를 시작해 쏠쏠한 수입을 보고 있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평소 직장인 브이로그를 즐겨보는 대학생 이예은(22) 씨는 “직장인들의 일상이 어떤지 궁금해서 자꾸 보게 된다. 지금 즐겨보는 직장인 유튜버는 벌써 구독자가 17만 명이 넘었는데, 그 정도면 월급보다 유튜브 수익이 더 많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직장도 다니고 영상편집도 하고 참 부지런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오픈마켓’을 이용해 직접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나 쿠팡 마켓플레이스 등 온라인에서 제품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들을 이용하면 쇼핑몰 홈페이지를 제작하지 않아도 판매자 등록을 할 수 있다. 기존의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오픈마켓을 이용하면 취미로 만든 팔찌나 목걸이 등을 손쉽게 판매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재능 거래 플랫폼도 N잡러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프리랜서 마켓 ‘크몽’은 자신의 재능과 끼를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올려놓으면 사업체에서 연락이 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크몽은 일거리가 필요한 프리랜서들과 창업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온라인 장터를 열어 글쓰기나 영상편집 등 본인의 재능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을 설계해 N잡러나 프리랜서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직장 없이 프리랜서로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한 수입과 노동으로 안정된 삶을 찾을 수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시대에 따라 일자리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프리랜서가 무조건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N잡러도 분명 경제적 이유 때문에 시작한 생계형 N잡러들이 적지 않게 있을 것인데, 이들은 현재 노동법으로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