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까지 전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 개선 수업 진행
아직까지 장애인의 인식 개선을 거론하는 것은 부끄러운 실정이다
단순히 말뿐인 교육이 아닌, 진정 그들을 배려하는 세상이 열리길
“8 빼기 8은?” 이는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끼리 주고받던 농담이다. 당연히 답이 0(영)인 간단한 산수 문제지만 우리가 내뱉은 답은 ‘장애인’이었다. 우리 몸의 신체에서 팔을 빼고 또 팔을 빼면 장애인이라는 것. 철없던 시절 웃어넘기는 농담이었지만, 그 말을 가볍게 내뱉은 기자도 잠재적 장애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모두가 장애인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며 힘든 이들을 도와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꾸준히 장애인의 수는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장애인은 263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대비 1만 4000명이 증가하고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등록된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5.1%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국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다양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에서 장애인식 개선 수업을 실시한다는 것. 교육부는 전국의 학생들은 장애인의 날 장애인식 개선 주간(4.19.~4.23.)을 맞아 맞춤형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 활동과 장애 공감 교육에 참여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장애인의 인식 개선을 거론하기엔 부끄럽다. 언론은 물론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는 장애인 차별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일어났던 ‘휠체어는 정면을 못 보는 버스, 장애인 차별 소송 사례’, ‘식당에서 장애인을 거부하거나 차별한 사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사례’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기자는 고등학교 동아리 ‘온새미로’를 통해 봉사 활동을 간 적이 있다. 온새미로는 ‘태연학교’라는 지적장애 특수학교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서 장애인과 함께 산책하며 도와주는 봉사 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기자는 첫날 태연학교에 갔을 때 멈칫했다. 초·중·고 모두 끊임없이 학교에서 장애인은 틀린 게 아니라, 나와 조금 다른 몸이 불편한 사람일 뿐이라고 교육해 줬음에도 솔직히 무서웠다. 기자의 머뭇거리는 모습에 해당 선생님은 장애인 중에도 등급이 있다며, 그중 엘리트의 손을 내어주었다. 기자는 그날 그 엘리트 친구에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 봉사 활동을 통해 여러 장애인들을 만나보면서 어쩌면 우리보다 더 많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장애인이라는 말 자체에 겁부터 먹은 기자가 부끄러웠다.
마지막 봉사 활동을 갔을 때는 처음으로 기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첫날 짝꿍이 됐던 친구와 마주쳤는데, 무려 1~2달이 지난 시점임에도 알아보고 기자의 손을 잡았다. 그러면서 그 친구는 “너무 보고 싶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봉사활동하러 와주는 사람들 다 기억하지만, 두 번 오는 친구는 없었는데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무려 3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그 친구가 해줬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It’s not wrong, just different.” 장애인식 교육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장애인이 나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 하지만 말뿐인 교육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 부족과 왜곡된 시각 문제다. 그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거리를 둔다. 우리들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것에 감사하고 서로 배려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장애인도 어디서든 환영받을 수 있는 세상이 열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