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 떨어진 곳에서 촉질감 느끼는 ‘텔레햅틱’기술 개발됐다...언택트 시대에 빠르게 다가오는 가상세계
취재기자 신유리
승인 2021.04.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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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격으로 촉감 전달하는 기술개발 성공
‘센서’, ‘액추에이터’ 기술로 실제 동일한 감각 복제, 재현 가능
자동차, 장애인 재활, 메타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 중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언택트 시대가 한 발 앞당겨졌다. 이에 직접 만나지 않아도 마치 옆에 있는 것 같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실감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질감과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22일 가상증강현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원거리에서도 촉감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텔레햅틱(tele-hepic)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텔레햅틱 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15m 원격에서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고무와 같은 촉질감을 느낄 수 있다. 즉, 이와 같은 재질 특성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만졌을 때 상대방이 바로 재질이 단단한지, 거친지, 부드러운지 느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격에서 사물의 촉질감을 느끼려면 ‘센서’, ‘액추에이터’, ‘통신’, ‘구동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촉감까지 주고받는 촉각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센서로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로 수집된 정보를 동일한 감각으로 복제, 재현해낸다. 그리고 실험실 수준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하면 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하게 되며 데이터 신호의 전달과정에서 지연이 거의 없어 실시간으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센서와 액추에이터 관련 원천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10년 넘는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압전 액추에이터에는 기존 단순 적층 세라믹 구조를 뛰어넘은 높은 출력과 변위 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멀티 몰프 구조를 적용해 최대 11배의 변위 차이를 이루어냈다. 이 압전 액추에이터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출력, 변위 특성이 촉감을 생생하게 재현하도록 만드는 최대 요소로 작용한다.
텔레햅틱 기술은 원격으로 촉감은 물론 질감과 소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 또 압전소재 특성상 저전력으로도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반응하며 구부리거나 누르면 전하가 발생해 전원이 없이 100볼트 이상의 순간 전압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텔레햅틱 개발 소식에 시민들은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민기(19) 씨는 “탤레햅틱이 개발되면 내가 직접 그 세계에 들어간 것처럼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도 곧 나오겠다”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상세계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짜릿함을 느낄 생각에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영화 ‘아바타’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미래사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나중에는 진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가상·증강현실용 텔레햅틱 기술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제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향후 자동차나 장애인의 재활, 메타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고도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ETRI는 본 기술과 관련해 초박형 압전 스피커 등 7건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작년 개최된 ‘나노 코리아’에서 센서·액추에이터 연동을 통한 햅틱 커뮤니케이션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