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퓨터 USB 연결 액세서리 제품은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사계절 필수품이 되었다. 겨울에는 온열 방석과 온열 슬리퍼, 여름에는 미니 선풍기, 미니 가습기 등 이들 제품을 컴퓨터 USB 단자에 꽂기만 하면 금방 따뜻하거나 시원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액세서리 제품의 과도한 사용은 컴퓨터 고장을 불러올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학생 문지영(22, 서울시 서대문구) 씨는 지난 겨울 문제 없이 쓰고 있던 USB용 제품 때문에 노트북이 고장났다. 평소 편리한 USB 액세서리 제품을 즐겨 쓰던 문 씨는 노트북에 서너 개의 제품을 꽂아 사용하곤 했다. 책상에 앉아 있을 때는 겨울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미니 가습기를 틀고 엉덩이와 발을 데워주는 방석과 온열 슬리퍼를 켜뒀던 것. 문 씨는 “두 달 정도 잘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USB 제품이 되다 말다 하더니 갑자기 노트북이 멈추더라. 이상해서 살펴봤더니 노트북에서 열이 엄청나게 났다. 놀라서 연결선을 다 뽑았는데 그 뒤로는 USB 단자가 작동을 안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오현성(27, 부산시 수영구) 씨도 값싼 USB용 미니 선풍기를 사서 쓰다 휴대폰이 고장이 나는 바람에 고가의 수리비를 들였다. 오 씨는 USB 선풍기에 OTG 젠더를 끼워 휴대폰에 연결해 썼는데 그가 쓰던1,000원짜리 젠더와 3,000원짜리 선풍기는 모두 중국산이었다. 오 씨는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비인증 전자제품을 사용해서 그런 거라며 중국산 싸구려는 되도록 쓰지 말라더라”며 울상을 지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다 컴퓨터가 고장 났다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USB 작동이 안 되길래 꼈다 뺐다를 반복했더니 스파크가 튀었다. 집을 다 태워 먹을 뻔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래서 비싼 돈 주고 정품 사는 것”이라며 안전한 제품 사용을 권하기도 했다.
컴퓨터도 사람과 같이 열에 민감한데 제 때 식혀주지 않으면 성능 저하나 멈춤, 재시작 현상이 발생하고 심하면 완전히 고장 날 수 있다. 컴퓨터수리점을 운영하는 정주영(33,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과열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USB 제품을 여러 개 한꺼번에 쓰면 과전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정 씨는 “비정품을 사용한다고 무조건 고장이 나는 건 아니지만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이런 제품을 사용하다 고장 나면 수리 보상도 받기 어려우니 웬만하면 쓰지 않는 것이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