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플로렌스인 피렌체는 15세기 르네상스의 중심 도시였다. 지금은 이태리 관광의 중심 도시들 중 하나다. 어딜가나 관광객이 넘친다. 피렌체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명 관광지는 저기 보이는 베키오다리가 아닐까 싶다. 바로 옆 트리니타 다리를 건너는데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신구를 파는 흑인여인의 저음 목소리마저도 아름답다. 격조있고 그윽하다. 아늑하게 웃는 표정과 눈빛에서도 활력과 생기가 느껴진다. 그녀의 천성이 밝은 까닭도 있겠지만 맹자가 말씀하셨듯이 항산항심恒産恒心이라고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이 곳에서의 장사가 잘 되니 마음도 여유로운가 보다.
그런데 석양에 비치는 저 베키오다리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포착되었다. 베키오다리를 배경으로 포즈를 잡는 두 아가씨다. 아가씨는 우리 정겨운 경상도 울산말로 큰애기Big Baby인데 참 깡이 좋은 큰애기들이다. 웬만한 여자들은 지나는 사람들 이목 때문에 부끄러워서 저리 못할 텐데 자태가 당당하다. 특히 떨어지면 바로 아르노강인데 저리 태연히 앉아서 베키오다리를 감상하는 아가씨들 깡은 보통이 아니다. 남자인 나도 저리 하려면 겁나며 신중하게 꺼려질 터인데 용기가 대단하다.
내가 보기에는 저 베키오다리도 아름답지만 저 깡좋은 아가씨들이 훨씬 더 아름답다. 아무리 인간이 만든 인공 건축물들이 아름답다고 한들 더 아름다운 것은 식물과 동물을 포괄하는 온갖 생명체들이다. 특히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은 아름답다. 아무리 멋진 풍광이 많은 관광지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없으면 썰렁하고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관광객이 적당히 많아야 아름다움 관광지가 되는 이유다. 결국 인간은 남자이건 여자이건 간에 원래 근본적으로 아름다운 존재다. 사람이 제일 무섭고 악한 폭력적 존재Homo rapiens하다고 하지만 또한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존재Homo sapiens이기도 하다. 만물의 영장답게 아름답게 살아야 할 우리 사람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