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에이스 공백 메워 팀 분위기 살렸지만 끝내 우승 문턱서 좌절
4월 3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V리그 챔피언 결정전 부문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했다.
일찌감치 1, 2차전 승리를 거머쥔 대한항공은 3차전 1세트에서 주춤하는 듯했다. 1세트를 2점 차로 현대에 내줬다. 2세트에서는 아예 초반부터 현대에 대량 실점하며 3차전의 방향이 현대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이어진 3세트에서 대한항공은 돌변했다. 1, 2세트를 마치 일부러 내줬다는 듯 3세트부터는 아예 다른 플레이를 보였다. 내친김에 3세트에 이어 4세트까지 대한항공이 가져가며 승부는 5차전으로 향했다.
5세트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대한항공이 15점을 먼저 따내며 15-11로 2022-2023 시즌 V리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변은 없었다.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통합우승 타이틀을 얻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최근 3년간 6위와 7위를 기록했던 현대는 올 시즌 처음부터 달랐다. 현대는 끝내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현대는 에이스 전광인이 발목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되자 포스트 시즌 초반부터 좋지 않은 분위기였다.
전광인의 부상으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전광인, 허수봉, 오레올의 삼각편대 공식이 무너지며 현대의 올 시즌 기세가 포스트 시즌에 와서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 보였다. 포스트 시즌 내내 관중석 카메라에 잡힌 전광인의 얼굴이 비쳤다. 챔피언 3차전을 앞두고선 최태웅 감독에게 “수비라도 하겠다”며 출전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김선호를 출전시켜 전광인의 빈자리를 메우려 했다. 둘 다 포스트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또 3차전에 나온 리베로 박경민의 몸을 던지는 수비로 공을 건져내는 모습은 많은 배구 팬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저력은 무서웠다. 현대의 에이스 공백 메우기와 부상을 겁내지 않은 플레이로도 뚫지 못했다.
이번 챔피언 우승으로 배구 팬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배구 왕조’가 탄생했다며 대한항공의 3시즌 통합우승의 위력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