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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 칼럼] 걷는 자와 말탄 자 : 2023 몽골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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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 칼럼] 걷는 자와 말탄 자 : 2023 몽골 견문록
  • 논설주간 박창희
  • 승인 2023.09.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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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가 개척한 몽골올레서 국제걷기축제
몽골과의 역사적 악연, 걷는 길 통해 미래 열어
몽골 초원관광 매력...한국 긍정 요소만 배우길

1. 대초원의 순환

몽골 대초원길을 걸었다. 맞다. 대초원길이다. ‘큰 대(大)자’는 이런 데 붙인다. 한반도의 좁쌀 지리 개념으로는 도무지 가늠되지 않는 광활함.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시려왔다. 연암 박지원이 요동땅을 보고 “한바탕 통곡할만한 곳이로구나!” 했던 심정이 헤아려진다. 초원의 끝은 수시로 지평선이 되었다가 하늘에 맞닿곤 했다. 압도적인 풍경. 시야가 풍경을 다 담지 못한다.

게르(유목민 이동 숙소)에서 보낸 초원의 밤은 낮보다 더 황홀했다. 천지 사방 360도가 별천지다. 지구가 둥글다는 걸 실감한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늘어나고 눈은 밝아졌다. 새벽 4시쯤 누가 깨워 일어났더니, 은하수 강 위에 수백 개의 오작교가 놓였다.

2~3시간을 달려도 초원 또 초원. 초원길은 포장보다 비포장길이 더 많았다. 군데군데 가축들이 도로 위에 올라와 통행을 방해한다. 운전자는 급제동하여 가축들이 스스로 비켜서길 기다린다. 울퉁불퉁 황톳길을 달리는 미니버스는 승객들을 들었다 놨다 말을 탄 듯 요동치게 만든다. 불편마저 재미가 되는 곳, 여긴 몽골이다. 

이 무진장한 초원을 만나는 길이 열렸으니, 바로 몽골올레다. 2017년 제주올레가 개척한 몽골올레는 '길 없는 길'이다. 말 모양의 ‘간세’라 불리는 올레 안내표식이 없다면 그저 초원일 뿐인 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걷기축제를 열어 아시아인들을 불러 모으니 몽골올레는 나름 존재감이 있다.

초원길에 열린 몽골올레와 길 표식(사진: 박창희 기자).
초원길에 열린 몽골올레와 길 표식(사진: 박창희 기자).

무한 초원길은 목가적 풍경으로 다가와 자유와 평화가 뭔지 알려준다. 유목민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5축(소, 말, 낙타, 양, 염소)을 기르며 전통 목축업을 이어간다. 이런 유목민이 몽골 전체 인구 350만 여명의 30%에 달한다니 놀랍다. 

초원을 걷다가 새삼 알게 된 것이 소똥 말똥이 너무 많다는 것. 한 눈 팔면 밟는다. 삭기 전의 소‧말똥은 무더기조차 크다. 그렇다고 가축을 탓할 일은 아니다. 초원은 가축들 삶의 터전이다. 가축들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똥도 싼다. 초원의 말들은 진종일 ‘ㄷ’자 형으로 서서 풀을 뜯는다. 똥은 유기질 비료가 되어 풀들의 영양분이 된다. 함께 걷던 몽골인 가이드는 “저 말똥이 초원의 모기를 쫓는다”고 귀뜸한다. 초원은 그렇게 순환한다. 가축들은 인간을 태우거나 우유를 제공하고, 소임이 다하면 고기값을 하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몽골에서도 점차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2. 걷는 자

지난 8월 24~26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 부근에서 열린 ‘2023 몽골 국제걷기축제’에 참가하여 몽골올레 3개 코스를 모두 걸었다. 3일간 하루 한 코스씩 걸은 거리가 도합 50㎞. 해비 워킹임에도 몸은 가뿐했다. 몽골 대초원의 빛과 바람속에 생명의 에너지가 있는 것일까. 고원지대인 몽골의 8월말 기온은 10~25도 정도로 한국의 가을날씨와 비슷했다. 걷기 좋은 날씨였지만 하늘은 수시로 우박과 소나기를 퍼붓는 심통을 부렸다.

2023 몽골국제걷기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사진: 최대현 부산걷는길연합 이사 제공).
2023몽골국제걷기축제에 참여한 걷기꾼들(사진: 최대현 부산걷는길연합 이사 제공).

올해 몽골 국제걷기축제에는 한국과 대만, 일본, 중국, 체코 등 6개국에서 450여 명이 참가해 걷기를 통한 연대와 우정을 쌓았다. 한국에선 부산걷는길연합 회원 11명을 포함, 100여 명이 참가했다. 몽골 다음으로 많은 인원이다. 쉽지 않은 국제행사를 주최한 몽골의 역량이 만만찮게 느껴졌는데, 그 배경엔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역할이 컸다. 제주올레는 일본 규슈와 미야기에 올레 브랜드 및 노하우를 수출한 데 이어, 2017년 몽골올레 1, 2코스, 지난해 3코스를 열었다.

초원의 나라 몽골에 걷는 여행길을 만들자는 제안에 처음엔 몽골사람들이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6배인 몽골 땅에는 차가 다니는 길과 말이 다니는 길이 있을 뿐이고, 그 외에는 민둥산이거나 드넓은 초원 평지다. 사람이 따로 걸어다니는 길을 만든다는 건 어쩌면 상상력 밖의 일. 제주올레는 제주관광공사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관계기관을 설득하고 몽골의 행정기관과 접촉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걷기 한국의 쾌거다. 몽골에 걷기협회와 동호회가 생기고 축제가 연이어 열린 것은 몽골올레가 가져온 문화적 변화다.

3. 몽골올레 걷기

몽골올레 3개 코스는 초원의 신세계를 체험하는 길이었다. 언젠가 누구나 한번씩 꿈꾸었을 ‘저 푸른 초원 위의 길’이 있는 듯 없는 듯 설정돼 있었다. 1코스는 복드항 산, 2코스는 칭기스 산, 3코스는 어거머린 암 등 각 코스마다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첫째날 걸은 1코스는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헝허르 마을에서 시작해 광대한 평원과 복드항 산을 넘어 톨주를랙 마을의 기차역에 이르는 14㎞의 길. 기찻길이 이어진 지평선 너머에서 몽골대륙횡단열차 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압도하는 광활한 초원, 부드럽게 어깨를 맞댄 봉우리의 능선들을 오르고 내리면서 세파에 시달린 거친 마음이 풀어졌다. 만발한 야생화와 하늘의 뭉게구름, 구름이 초원에 만든 갖가지 그림자가 수시로 거대한 대지예술을 연출했다. 평지를 지나 조금 가파르다 싶은 오르막을 오르다가 멈춰 뒤를 돌아보면 숨이 멎을 것 같는 장엄하고 광대한 풍경이 따라온다. 에델바이스가 지천이었고, 허브향 비슷한 풀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몽골올레길. 에델바이스 등 야생초가 지천에 깔렸다(사진: 박창희 기자).
초원을 지나는 몽골올레길. 에델바이스 등 야생초가 지천에 깔렸다(사진: 박창희 기자).

초원에는 향기로운 야생초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앞서 걷던 올레꾼이 “아야야!”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한국의 쇠뜨기나 들쑥처럼 키가 큰 식물을 만진 뒤였다. 벌에 쏘인 것처럼 쑥쑥 아리다고 했다. 자원봉사자가 긴장하여 상황을 설명했다. “저건 ‘할가이’라는 독초입니다. 소나 말들은 절대 할가이를 먹지 않아요. 대증요법이 있는데, 오줌을 싸서 손가락 부위에 바르면 좀 덜 아픕니다. 몽골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하지요.”

'할가이'라 불리는 초원의 독초.
'할가이'라 불리는 초원의 독초.

초원길에서 만난 어워는 고향을 찾아온 듯 편안하게 다가왔다. 어워는 돌무더기를 쌓아 만든 서낭당으로 몽골과 한국의 문화적 친연성을 말해준다. 어워를 본 걷기꾼들은 몽골 풍습대로 어워 주위를 3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었다.

둘째날은 3코스를 걸었다. 날라이흐구 마을사무소에서 코스가 시작되며 지역 주민들이 사는 마을과 캠프장, 테를지 강, 그리고 강변 숲을 끼고 걸으며 몽골의 다채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었다.

마지막날 걸은 2코스(11km)는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에 위치하며 원점회귀하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코스였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테렐지 국립공원은 초원 및 거대한 높이의 화강암 덩어리들과 함께 몽골 동북부의 젖줄인 톨강을 끼고 있다. 칭기스 산의 압도적 풍광은 말문이 막히게 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열렸다. 아득히 펼쳐진 구릉과 초원, 그 너머의 아득한 산군은 한국의 낙동정맥 너머 동해를 연상시켰다.

제주올레팀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이날 맨발로 칭기스 산을 올랐다. 서 이사장은 “언젠가 기운이 넘치는 칭기스 산을 맨발로 오르고 싶었다”면서 “더 많은 한국인들이 와서 몽골의 자연을 이해하고 교류의 길을 넓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2코스는 한국 참가자들로부터 몽골올레 최고 코스라는 찬사를 얻었다.

4. 말 탄 자

몽골 사람들은 차를 타지 않으면 주로 말을 타고 이동한다. 예전같지 않다 해도 몽골에서 말탄 자를 보는 건 어렵지 않다. 3코스를 걷던 도중에 말을 탄 몽골청년 10여 명이 우당탕탕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갔다. 새까만 몽골전통 의상을 입은 늘씬한 몽골처녀들도 끼어 있었다. 말 탄 자들은 올레 참가자들을 불러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러다 기수가 신호를 넣자 초원길로 함께 달려 나갔다. 그 역동적 기마 행렬은 흡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말 탄 몽골 젊은이들. 몽골에선 말타기가 거의 생활화 되어 있다(사진: 박창희 기자).
말 탄 몽골 젊은이들. 몽골에선 말타기가 거의 생활화 되어 있다(사진: 박창희 기자).

능선길을 오르는 중 이번에는 말을 타고 게르로 돌아가는 유목민 가족을 만났다. 까만 눈동자의 천진난만한 아이가 말 위에서 길손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말을 세우고 포즈를 취해준다. 낯선 이들을 경계하지 않고 소통하려는 모습이다. 2코스 도착 지점에서는 말타기 놀이를 하는 마을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높다란 말 위에서 채찍을 치고 '추추~' 소리를 내지르며 말몰이를 했다.

몽골에서는 말이 실생활 가까이 있다. 몽골인들은 말 위에서 태어나 말에서 자라고 말 위에서 죽는다고 한다. ‘말 없는 몽골사람은 날개 없는 새와 같다’는 속담도 있다. 유목민 아이는 서너 살 때부터 말타기를 배운다. 몽골 나담축제 때는 4~7세의 아이들이 기수로 참가해 경합한다. 

몽골의 시골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말 탄 아이들(사진: 박창희 기자).
몽골의 시골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말 탄 아이들(사진: 박창희 기자).

몽골 항공의 로고에 말이 그려져 있고, 전통 말춤도 계승되고 있다. 몽골 전통악기인 마두금(馬頭琴)은 이름 그대로 말 머리 장식이 특징이다. 이번 축제 무대에 등장한 마두금 연주, 그 찢어질 듯 애절한 고음이 귓전에서 떠나지 않는다.

몽골말은 영리하고 지구력이 강하다. 뛰면 시속 70㎞를 주파하고 하루 1,000㎞를 달린다. 말은 달리는 통신수단이다. 전쟁 때는 기도비닉(企圖秘匿), 즉 조용히 들키지 않고 움직이며, 지도가 없이도 3년이고 5년이고 행군한다. 유목 기병은 조직과 속도전으로 전선 없는 기마전을 펼친다. 치고 빠지면서 후방을 교란하는 전술에 유럽 지중해 나라들이 손을 들었다. 베트남 전선에 실려간 몽골 말이 몇 년에 걸쳐 몽골 고향으로 돌아온 이야기도 있다. 아무렴, 13세기에 기마부대로 세계를 제패한 칭기스칸의 후예들 아닌가.

이런 말들이 몽골에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 몽골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몽골의 가축수는 6,706만 마리다. 구체적으로는 말 409만 마리, 소 473만 마리, 낙타 47만 마리, 양 3,004만 마리, 염소 2,772만 마리다. 

몽골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은 말타기 체험이다. 최근엔 몽골 오지 승마 트래킹이 큰 인기다. 4박 5일 정도 말을 타고 다니며 게르나 텐트에서 먹고 자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제주 말 테마파크의 마상무예팀도 몽골 출신들이라 한다. 몽골의 말 조련술은 실로 세계적이다.

우리도 한때 기마민족이라 불렸던 적이 있다. 고조선 부여 발해 고구려의 웅혼한 역사 속에 엄연히 기마민족의 전통이 숨쉰다. 신라 가야 고분에선 말과 관련한 유물이 쏟아진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반도사관, 식민사관이 주입되어 기마민족은 남의 얘기가 되었다. 몽골의 말들을 보면서 비로소 기마민족을 떠올리다니! 기마민족의 기개로 한반도 중심 ‘동북아 경제‧문화지도’를 그려야 할 것 같다.

5. 몽골과 한국, 닮음과 다름

몽골인들은 흔히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칭한다. 몽골 땅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와 너무 닮은, 그저 친숙하게 느껴지는 몽골인을 만난다. 한국과 몽골은 역사‧문화적 친연성이 있다. 두 나라의 언어는 알타이어 계통으로 어순이 유사하다. 한국 언어 중 몽골어에서 전래된 단어가 600여개에 이른다. 경마에 쓰이는 말의 종류를 부르는 ‘가라말(검은말)’, ‘간자말(흰말)’ ‘고라말(누른말)’ 등은 몽골어에서 온 말이다. 한-몽 전쟁기, 고려의 왕이 몽골(원나라) 왕비를 맞게 되면서 생겨난 어휘도 있다. 수라(임금의 식사), 마마, 아가씨, 마누라 등이 그것이다. ‘~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치’가 들어간 어휘, 장사치, 벼슬아치, 양아치 등도 몽골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몽골(원나라)은 1231년부터 40여 년간 고려를 수차례 침략했다. 1273년 몽골에 대항하는 삼별초의 항쟁이 끝나고 몽골은 제주도에 탐라총관부를 세운다.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은 실패로 끝나지만, 당시 몽골이 남긴 말들은 제주도에 남아 품종 개량을 거듭하며 지금의 제주말이 된다.

지난 역사는 악연의 뿌리가 되지만, 교류의 물꼬가 되기도 한다. 13세기 100여 년간 몽골의 지배를 받은 제주, 그곳의 제주올레가 과거에 묶여 있지 않고 미래로 가는 몽골올레를 연 것은 의미있는 역사적 전환이다. 실은 이런 게 국격이다. 

몽골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를 '관광의 해'로 정하고, 해외 여행객 100만 명 유치 작전에 들어갔다. 몽골 관광객은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다. 관광업에 의존하는 비율이 60%에 이르는 현지 한인 사회는 한국 관광객 맞이에 들뜬 모습이다. 몽골은 2022년 6월부터 2024년 말까지 한국인에 대해 한시적 무비자를 적용하고 있다.

몽골은 세계 3대 별보기 좋은 나라이다(사진: 박민규 님 제공).
몽골은 세계 3대 별보기 좋은 나라 중 한곳이다(사진: 박민규 님 제공).

울란바타르 시내엔 서울거리가 있고, 이마트, GS25 등 한국 기업들과 한국식당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숙소 가까이 있는 이마트에 갔더니 국내 이마트를 옮겨놓은듯 했다. 그곳의 점원은 “한국 제품은 품질이 좋아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젊은층의 K팝 등 한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한 현지 가이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나오는 말춤도 몽골말을 보고 배워가지 않았을까요”라며 웃었다.

몽골은 우리가 갖지 못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 대초원과 별밤, 게르 체험, 비포장길이 그렇다. 때묻지 않는 자연속에서 순수함을 지키고 사는 유목민들의 욕심없는 삶도 그렇다. 하지만 몽골에서 목도한 초원 관광지의 쓰레기와 개발 과정의 환경파괴는 바깥에서 우려할 수준이다. 무엇보다 한국 배우기에 바쁜 몽골이 한국의 천민 자본주의나 약탈적 양육강식 행태는 제발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

몽골은 아직 관광 인프라가 부실해 여행에 ‘불편함’이 따른다. 초원엔 화장실이 없어 우산을 가리고 볼 일을 봐야 할 지경이다. 하지만 불편함의 ‘불’을 기꺼이 제거하면 ‘편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지면, 배낭 하나 메고 훌훌 몽골 초원을 다시 찾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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