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우리가 살아온 날의 중요한 순간을 기록한다. 사진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록한다. 아름다운 장면과 기억을 오래 남기고 싶을 때도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기록이나 보관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다.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과 그 당시의 시간과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이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에서 살아온 작가들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소개하는 '부산국제사진제'는 'A MIDSUMMER NIGHT'S DREAM(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주제로 9월 22일까지 부산항 제1부두 창고에서 열렸다. 제1부두 창고 전체를 사용하는 전시이고 별다른 절차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사진가 로저 발렌, 안드레스 베르테임, 김용호, 리자 암브로시오, 토마즈 라자르, 원성원, 이정록, 요하네스 보스그라까지 6개국 8명의 사진작가가 출품했다.
사진제가 열리는 부산항 제1부두는 사람과 물자가 오가던 공간이며 1970년대에 지어진 창고로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이라 천장이 높고 기둥이 없어 전시에 개방감을 선사한다.
필자도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예뻐 보이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긴다. 돈을 받고 촬영하기도 하고 기술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사진제를 다녀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생각을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하는 작가들의 사진은 예술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저런 것도 사진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독특한 사진도 있었고 예술성이 돋보이는 사진들도 있었다. 특히 사진을 먼저 감상하고 설명을 읽고, 다시 사진을 보니 새롭게 해석되어 완전히 다른 사진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촬영 기법을 사용하여 연출한 사진과 기괴하다고 느낄 만큼 독특한 사진, 미디어를 활용한 사진도 전시돼 있어 생동감 있는 사진도 접해볼 수 있다.
부산국제사진제만의 특별한 행사도 진행됐다. 사전 신청자에 한하여 국내외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를 리뷰하고 피드백해 주었다. 자신의 작품을 전문가들에게 보여주고 우수자에게는 전시 기회도 주어졌다.
부산국제사진제 김천식 조직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작품들과의 만남은 예술의 경지에서 새로운 통찰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향한 여정에 함께해 주시면, 예술적 영감과 깊은 생각을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며 "함께하는 이 특별한 순간을 통해 예술의 매력과 힘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라고 말했다.
다양한 종류의 사진을 접해보고 싶거나 영감을 찾고 싶을 때 사진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자기 생각이 멈춰있을 때나 발전하고 싶을 때 각국 작가의 삶이 담겨있는 개성이 강한 작품을 보고 나면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