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주류회사가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며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SNS와 포털사이트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지코, 원더걸스, 백지영, 존박, EXID, 비스트, 장기하와 얼굴들 등 인기 연예인들이 영상에 출연했다. 해당 영상들은 나오자마자 40만 회의 조회 수를 넘겼다. 특히 인기 연예인 지코가 등장한 영상은 300만 조회 수를 훌쩍 넘겼을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연예인의 '음주가무' 동영상을 담은 페이스북 페이지는 총 7,000만 건의 조회 수를 달성했다.
영상 속에서 연예인들은 멤버 혹은 지인들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른다. 일부러 술의 상표를 노출하거나 건배하는 포즈를 취해 광고 효과를 노리고 있는 영상이 대부분이다. 해당 주류회사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회사와 손을 잡고 이러한 영상을 제작해 인터넷과 여러 SNS와 포털사이트에 게시했다.
문제는 SNS 상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음주 영상에 노출되는 대목. SNS에 올린 영상은 다른 페이지에서도 쉽게 공유할 수 있고 한 사람이 공감 버튼을 눌러도 몇 100 명의 SNS 계정에 노출되기 때문에 성인과 청소년 구분 없이 삽시간에 게시물이 퍼질 수 있다. 2014년 한국 인터넷진흥원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6~19세 청소년들의 SNS 이용률이 58.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아이돌 스타들의 음주 장면에 대해 어른들은 모방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걱정을 떨치지 못한다. 직장인 임보배(28, 부산 해운대구) 씨는 “중학생인 사촌동생과 동생의 친구들이 다 페이스북을 즐겨 사용하고 있는데, 인기 연예인들의 술 마시는 영상은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한창 많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도 이상의 술은 10시 이후에만 방송에서 광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주류를 포함한 콘텐츠를 ‘제한된 콘텐츠’로 분류하고 연령 및 국가별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제제 조항이 없어 SNS에서 매일 쏟아지는 정보를 일일이 감시하고 규제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SNS의 개방성을 틈 타 주류회사가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해 사실상의 변칙 광고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을 사는 것.
대한보건협회는 주류가 "불건강 상품임과 동시에 범죄와 사고 발생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높이는 상품"이라며 유명 연예인들까지 동원해 홍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영국에선 주류광고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주류 광고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