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버킹엄·도널드 클리프턴 지음
청림출판사, 352p
나는 지난 5월, 이랜드그룹의 인턴쉽에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그래서 서울에서 인적성검사를 치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인적성검사 시험장의 지원자들 책상에 모두 놓여있었다. 무겁고 두꺼운 책이지만, 취업을 준비 중인 내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의 강점 혁명 시리즈 중 하나다. 이 책은 갤럽의 64개국, 101개 기업에서 일하는 170만 명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이 모든 조직에서 강점 혁명(the strengths revolution)이 일어나게 하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강점 혁명이란 인간 내면에 있는 자신만의 재능을 키워서 강점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늘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살아왔다. 토익성적이 좋지 않아 학원을 다니거나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 연습한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이와 같은 약점들을 보완하기위해 하는 일련의 노력들은 별 의미 없는 행동이다.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낯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재능일 수도 있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재능일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제각각 자신만의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저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이 싫어, 눈에 보이는 약점만을 보완하려고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약점을 보완하기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으로 재능을 더욱더 키워나간다면 이것은 자신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고 해서 약점이 강점으로 바뀔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어느 정도는 보완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보완이 전부다. 그것보다 자신의 재능을 찾아내서 그것을 더 크게 키워 나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저자는 재능이 없는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얻으려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 책에는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펫의 예가 등장한다. 저자는 워렌 버펫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자신의 강점을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워렌 버펫의 성격은 투자가로써 성공하기 힘든 면이 많았다. 투자가로써 성공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능력과 복잡한 시장 흐름을 예리하게 읽어내는 개념적 사고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을 꿰뚫어보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워렌 버펫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는 매우 느긋한 성격이며, 다른 사람을 의심하기보다는 무조건 믿는 쪽이다. 그러나 워렌 버펫은 자신의 이 타고난 재능을 투자에 접목시킨다. 바로 그 유명한 ‘20년 전망(twenty-year perspective)’이 여기에서 탄생한 것이다. 워렌 버펫은 주식을 20년 동안 묵혀도 안심이 되는 미래가 보장되는 회사에만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지금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강점 혁명은 개인을 넘어서 학교,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개인은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앞으로 자신이 할 일과 인생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는 아이들 개개인의 강점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지도할 수 있게 된다. 기업 역시 직원들의 강점을 이용하 적절한 부서에 배치시켜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 갤럽의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64개국 101개 기업에서 일하는 170만 명에게 질문을 한 결과, 스스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20퍼센트에 불과했다. 저자는 이 비율을 두 배로 끌어올려 40퍼센트가 된다면 그 조직의 생산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괄목할 만한 증대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모든 사람은 교육만 받으면 어떤 분야에서든 유능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가정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뇌에는 ‘시냅스(synapse, 뉴런이라고도 불린다.)'라는 뇌세포가 있다. 이 뇌세포는 우리가 태어나 120일이 지나면 무려 천억 개가 생성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시냅스는 서로서로 통신을 하기위해 노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냅스끼리의 연결인 축색돌기를 만들어 낸다. 이런 연결을 통해 우리 뇌에는 일련의 뇌회로가 만들어 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뇌회로는 16살 이후가 되면 절반 이상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한번 끊어진 뇌회로는 두 번 다시 재생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몸은 스스로 필요 없는 연결들을 끊어버린다. 따라서 이미 끊어진 연결에 해당하는 우리들의 약점은 아무리 보완을 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재능, 여전히 이어져있는 연결, 즉 재능을 더 키워 나가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재능을 찾아내는 수단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동경’이다. 자신이 동경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재능이다. 두 번째는 ‘학습속도’다. 어떤 특정한 것을 학습하는 것이 다른 것에 비해 빠를 때, 그것은 재능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만족감’이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시냅스와 관련된 재능을 발휘할 때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어떤 활동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 재능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들이 분석한 결과 재능을 34가지정도의 테마(theme)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책에는 자신의 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스트렝스 파인더(StrengthsFinder)'라는 검사를 받을 수 있는 ID코드를 제공한다. 책에 소개된 웹사이트에 접속해 이 ID코드를 입력하면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30분가량 되는 검사를 직접 해보니, 나에게 맞는 5가지의 테마를 제시해 주었다. 책에는 자신에게 맞는 테마들을 각각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와 지도자들이 그 테마에 맞게 아이들, 혹은 조직원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는 지금 모더니즘(Modernism)을 넘어 포스트 모더니즘(Post Modernism)에 도달했다. 남들과 똑같은 것은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다. 지금은 자신만의 강점을 키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에 맞게 남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강점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나의 헛된 노력을 반성했다. 무조건 남들에게 뒤처지기 싫어서 그들과 같은 학습방법, 같은 능력을 개발하기위해 했던 노력들은 모두 무의미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검사를 통해 찾아낸 나의 재능은 탐구심, 학습자, 매력, 책임, 초점이라는 테마다. 나는 앞으로 이 테마에 맞춰 나의 재능을 더욱 키워 나갈 것이며 그 재능들은 곧 나의 강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