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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폭탄 맞은 인천...주택 수백 채 침수, 노인 사망 사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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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폭탄 맞은 인천...주택 수백 채 침수, 노인 사망 사고까지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7.2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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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뻔히 보고 당한 인재" "상습 침수 지역 대책 마련해야" / 정인혜 기자
23일 집중 호우로 인천 주안역이 침수됐다(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23일 인천에서 시간당 50mm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90대 치매 노인이 사망하고 주택 수백 채가 침수되는 등 인적 물적 피해도 잇따랐다. 경인선 인천에서 부평역 사이 전철 운행이 3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에는 오전 6시 15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정오까지 부평 92mm, 영종도 85.5mm, 서구 공촌동 62mm, 강화군 양도면 80.5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같은 날 서울의 누적 강우량이 133.5mm를 기록한 점에 비춰보면, 인천의 비는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오전 8~9시 사이 중구 영종도에 시간당 74.5mm, 서구 공촌동에는 54mm의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4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A(96)씨가 방 안에 가득 찬 빗물 위에 호흡 없이 떠 있는 것을 한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A 씨는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9가 도착한 후 10분이 지나지 않아 숨졌다. A 씨는 평소 거동이 어려웠고, 치매를 앓고 있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폭우로 입구가 막혀 인부들이 공사장에 갇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9분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수도권 지하철 7호선 공사장에서 작업하고 있던 인부 7명이 고립됐다. 이들은 2시간여 만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별다른 부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상가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인천시 재난상황실 발표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남동구 239곳, 부평구 57곳, 중구 22곳, 서구 21곳, 남구 9곳, 동구 5곳 등 총 371건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남구 승기사거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비 피해가 심해지자, 인천 지역 주민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중계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공개한 사진에는 빗물에 잠긴 자동차, 허벅지까지 차오른 빗물로 오가도 못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비는 24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일, 25일까지도 내륙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국지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인천 시민들은 기상청을 비롯한 정부 측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인천 시민 강모(48) 씨는 “어제 밤까지만 해도 비 온다는 예보가 없어서 가족들이랑 소풍을 계획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며 “사망 사고까지 터졌는데 이건 자연 재해가 아니라 명백한 인재다. 시장, 구청장 등 관련자들 나와서 왜 아무도 폭우에 대비하지 못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인천시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네티즌은 “비가 많이 내리긴 했지만, 도시가 침수될 만큼은 아닌 것 같은데 인천시의 재해 대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상습 침수 지역이라는데 왜 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인천시가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 “피해 복구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 “오라는 남부지방에는 비가 안오고 왜 수도권만 물폭탄을 맞는지 모르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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