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초등학생 ‘품앗이 교육’ 멤버 모집해요”, “아이들 나이랑 성별 적어서 개인 메시지로 보내주시면, 제가 인원 조정해서 알려드릴 게요”, “미술도 가르치고, 아이들 모아서 함께 재밌게 시간 보낼 수 있을 거에요.”
요즘 워킹맘, 직장맘들이 활동하는 카페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생 자녀 ‘품앗이 교육’ 멤버를 모집하는 글이 인기다.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이후, 각종 카페와 커뮤니티에는 맞벌이 가정의 부모들이 아이를 혼자 가정에 두지 않는 법을 문의하는 글로 가득하다. 이들은 주로 자녀가 가정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학원에 보내거나, 학교의 ‘돌봄 교실’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이 각자 번갈아가면서 자녀들을 맡아주는 ‘품앗이 교육’이 인기다.
홍신주(37, 부산시 수영구) 씨는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이라 혼자서 밥을 챙겨 먹는다고 가스나 칼을 사용하다가 다칠 수도 있어 걱정이다. 그래서 품앗이 교육을 통해서 엄마들끼리 돌아가면서 챙겨주는 모임에 참가했는데 훨씬 편리하고 믿을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품앗이 교육 외에도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맞벌이 가정도 늘고 있어, 학원가는 초등학생들로 북적거린다. 여름방학을 맞은 이지연(11, 부산시 남구) 양은 미술 학원과 영어 학원, 수학 학원, 논술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다. 이 양은 “방학이지만, 숙제도 많고 학원도 가야 한다. 그래도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모(34) 씨는 “방학이 시작되면서 학원의 초등학생 수강생들이 늘었다. 아무래도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다 보니 부모들이 자녀를 학원에 더 많이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식사를 챙겨 먹기 힘든 현실에서 아이들의 밥만 챙겨주는 단기 베이비시터도 등장했다. 이 역시, 직장맘들 사이에서 인기지만, 시급이 1만 원 정도라, 비용이 많이 든다. 박현희(36, 서울시 성동구) 씨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또, 요즘 아동 학대 문제도 심각해서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게 걱정이 된다”고 얘기했다.
갈수록 늘어가는 맞벌이 가정과 이로 인한 자녀 양육에 부담을 느끼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실정에 전문가들은 초등학교에서 ‘돌봄 교실’과 같은 돌봄 네트워크를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