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전수검사 및 추가 보완 조사 결과 총 52개 농장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또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 가운데 7개 농장의 난각 코드가 잘못 발표됐다고 밝혔다.
당초 전수검사에서 49개 농장이 부적합으로 나왔지만, 추가 보완 검사에서 전북 1곳, 충남 2곳으로 총 3개 농장에서 플루페녹수론이 검출돼 52개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추가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3곳의 농장은 판매업체를 조사하고 보관 중인 부적합 계란은 압류,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부적합 52개 농장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프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으로 총 5개다.
이번 파동으로 계란의 난각 표시도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난각 표시 정보가 정부에서 발표된 내용과 일부 다르거나, 1개 농장에서 2가지 이상의 기호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이에 식약처는 “이번 추적 조사 과정 중 7개 농장의 난각 표시 정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판매업체에서 난각 번호를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수기로 기록·취합하는 과정에서 기재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는 ”현재는 농식품부와 협의 후 난각 표시를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계란의 난각에는 시도를 구분하는 숫자와 생산자명만 표시해 산란일자나 세척·냉장 여부 등 정확한 생산 단계 정보를 알 수 없다. 생산자명 표시방법도 농장별로 다르다. 또, 난각 표시를 하는데 별도의 등록 절차도 없고 농가나 판매업체에서 난각 표시를 처리한다.
이에 식약처는 난각 표시 개선 방향을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행 4가지 난각 표시 방법을 고유 번호 한 가지로 통일해 표시한다. 또, 계란 난각에 생산 연월일을 표시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고유번호를 식약처와 농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난각 표시에 대한 위변조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위반 시 경고에 그치지 않고 영업 정지 및 고발 등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식약처가 덧붙였다.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난각 표시와 관련해 빠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대학생 최모(25, 부산 북구) 씨는 “아침에 계란 난각 표시를 살펴보니 이중으로 찍혀 번호를 식별하기 어려웠다”며 “계란 한 판이 전부 이중으로 표시가 찍혔던데 의도적인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난각 코드 믿고 먹었는데 수정 발표한 난각 코드 보니 내 계란이 살충제 계란이었다”며 “빨리 코드를 통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네티즌들은 “난각 코드가 별도의 등록 절차도 없다면 얼마든지 생산처를 속일 수도 있겠다”, “난각 표시는 계란의 품질 표시와 같다고 생각하는데 마음만 먹으면 표시 조작이 가능했다니”, “이명박 정부 시절에 난각 코드를 만든 뒤 한 번도 확인을 하지 않았으면 공무원들 직무 유기 아니냐”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