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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운전하기 너무 힘들어요” 혀 내두르는 외지 운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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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운전하기 너무 힘들어요” 혀 내두르는 외지 운전자들
  • 취재기자 배상윤
  • 승인 2017.10.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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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이 않고 급차선 변경에 걸핏하면 경적까지...좁고 비효율적인 도로 체계도 한몫 / 배상윤 기자
직장 일로 1년 전 부산에 내려와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인천 출신 박모(47, 부산시 사하구) 씨는 부산 사람들의 난폭 운전에 아직도 혀를 내두른다. 박 씨는 “하루 몇 시간씩 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하는 직업인데 일과가 끝나면 긴장 때문에 어깨가 뻑적지근하다”고 푸념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에 깜짝깜짝 놀라는 것은 예사다. 출발 신호로 바뀐 지 1초도 안 돼서 뒤차에서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황급하게 출발하다 사고가 날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박 씨는 “부산에 간다고 하니까 인천 친구들이 운전 조심하라고 충고해 줬는데 실제 와 보니 생각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가 부산 사람들의 가장 나쁜 운전 습관으로 꼽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 정신의 실종. 자신들은 급차선 변경까지 하면서 끼어들기를 하면서도 다른 차량이 깜박이를 켜고 끼어들려 하면 앞차에 바짝 붙여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 박 씨는 “차선을 바꾸려 방향지시등을 켰는데 뒤차가 도무지 속도를 줄이질 않아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몇 대를 그냥 보내고 간신히 차선을 바꿨는데 뒤차가 경적을 계속 울리는 바람에 쩔쩔매기도 했다”면서 “차선을 변경하느라 자기 차를 앞지른 게 그렇게 기분 나쁠 일인가 헛웃음만 나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의 운전은 부산 사람도 까다롭다고 한다. 부산 운전 경력 15년 차인 윤모(4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나는 부산 토박이인데도 운전하다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전포동 쪽 화신 아파트와 연결되는 산복도로를 운전할 때 경사가 너무 심해 차가 뒤로 밀려 아찔했다”고 말했다.
부산 진구 진남로. 노폭이 좁고 급경사가 많아 사고가 빈발한다사진: 네이버 지도)
부산에는 유독 산복도로가 많다. 감천문화마을 초입 길과 서면과 남포동을 잇는 성북고개 등이 대표적이다. 두 산복도로는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비교적 잘 정비돼 있지만, 전포동 산복도로와 같이 통행량이 적은 도로는 길이 좁아 교행이 어려워 여러 운전자가 어려움을 느낀다. 타 지역이 대체로 체계적으로 도로를 개발한 계획도시인 반면, 부산은 도심을 주축으로 무계획적인 도로 개발을 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복잡한 도로 체계는 신호의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대표적으로 2차선의 직·좌회전 차선에 동시 신호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좌회전과 직진 신호를 따로 주어 앞뒤 차량이 직진 차량일 땐 꼼짝 없이 직진해야 한다. 충장대로에서 세관삼거리로 향하는 도로가 이에 해당한다. 출근길에 충장대로를 자주 이용하는 윤 씨는 “처음 이 길로 다닐 때 놀랐다. 나는 좌회전을 해 연안부두 쪽을 가야 했는데 뒤차가 직진 차량이었는지 자꾸 경적을 울려서 얼떨결에 직진했다. 덕분에 한참을 돌아가야해서 회사에 지각할 뻔했다”며 비효율적인 신호 체계에 불만을 표했다. 윤 씨는 “부산은 이런 도로가 흔하니 좌회전을 하려면 1차선을, 직진을 하려면 2차선으로 달리는 게 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국토관리청은 지난 3월과 4월, 도로 이용자들에게 쾌적한 도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입체 도로 제도’와 ‘춘계 도로 정비’를 실시했다. 부산국토청 관계자는 “각 제도는 시행 후 자체 현장 점검 및 평가를 시행해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며 “도로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도로 시설물 정비 등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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