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이 않고 급차선 변경에 걸핏하면 경적까지...좁고 비효율적인 도로 체계도 한몫 / 배상윤 기자
직장 일로 1년 전 부산에 내려와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인천 출신 박모(47, 부산시 사하구) 씨는 부산 사람들의 난폭 운전에 아직도 혀를 내두른다. 박 씨는 “하루 몇 시간씩 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하는 직업인데 일과가 끝나면 긴장 때문에 어깨가 뻑적지근하다”고 푸념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에 깜짝깜짝 놀라는 것은 예사다. 출발 신호로 바뀐 지 1초도 안 돼서 뒤차에서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황급하게 출발하다 사고가 날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박 씨는 “부산에 간다고 하니까 인천 친구들이 운전 조심하라고 충고해 줬는데 실제 와 보니 생각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가 부산 사람들의 가장 나쁜 운전 습관으로 꼽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 정신의 실종. 자신들은 급차선 변경까지 하면서 끼어들기를 하면서도 다른 차량이 깜박이를 켜고 끼어들려 하면 앞차에 바짝 붙여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 박 씨는 “차선을 바꾸려 방향지시등을 켰는데 뒤차가 도무지 속도를 줄이질 않아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몇 대를 그냥 보내고 간신히 차선을 바꿨는데 뒤차가 경적을 계속 울리는 바람에 쩔쩔매기도 했다”면서 “차선을 변경하느라 자기 차를 앞지른 게 그렇게 기분 나쁠 일인가 헛웃음만 나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의 운전은 부산 사람도 까다롭다고 한다. 부산 운전 경력 15년 차인 윤모(4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나는 부산 토박이인데도 운전하다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전포동 쪽 화신 아파트와 연결되는 산복도로를 운전할 때 경사가 너무 심해 차가 뒤로 밀려 아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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