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을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는데 갑작스럽게 속도를 내며 달려오던 승용차 한 대가 우리 차 앞으로 갑자기 불쑥하고 들어왔다가 곡예를 하듯 다시 빠져나갔다. 순간 운전을 하던 기사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충돌은 모면했지만 자리에 앉아있던 승객 모두가 깜짝 놀랐다.
방향지시등은 흔히 깜빡이라고 부른다. 차의 출발 시, 좌회전, 우회전, 유턴, 차선 변경, 차를 길가에 정차할 때 등 차가 방향을 바꿀 때는 반드시 30m 이상 전부터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방향지시등은 내 차가 진행해야 할 방향을 내 주변의 다른 차에게 미리 알려줌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요즈음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방향지시등 사용법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깜빡이를 아끼는 것인지 불쑥불쑥 끼어드는 차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다른 차량보다 훨씬 앞서가는 것도 아닌데 요리조리 차선을 옮겨 가면서 다른 운전자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도로의 흐름을 방해하는 얌체 운전자들이 많이 보인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분들이라면 자동차의 왼쪽 지시등이 켜지면 왼쪽으로, 오른쪽 지시등이 켜지면 오른쪽으로 가겠다는 의미인 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양쪽 방향지시등이 동시에 깜박거리면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정차하겠다. 끼어들기를 허락해 줘서 감사하다. 앞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으니 주의하라’는 신호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안전에 중요한 의사표시를 알고 있으면서도 요즘 운전자들은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에 매우 인색하다. 특히 내 차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알리는 것은 나의 안전뿐 아니라 상대방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인데도 말이다.
도로교통법 제38조 1항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 우회전, 횡단, 유턴, 서행, 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향지시등을 무시하는 운전자들이 너무 많다. 운전자들 간의 의사소통이 무시되거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차량 간의 사고는 엄청난 불행을 초래할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방향지시등을 사소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족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안전운전에 힘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방향지시등 사용을 고민해서는 안 된다. 방향지시등은 보이기 위한 장비가 아니라 사용하기 위한 장비이기 때문이다.
만약 운행 중 방향지시등 위반의 차량을 발견했을 때에는 블랙박스의 영상을 PC에 옮겨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한 후, 사진/동영상을 선택하고, 발생지역과 내용을 입력해 주면 된다. 신고는 위반차량 발견 시 2일 안으로 신고해야 하고, 처리까지 1주일가량 소요된다. 방향지시등을 위반한 차량의 범칙금은 승용차, 승합차는 3만 원, 이륜자동차는 2만 원이고 벌점은 따로 부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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