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 측 "ISU가 기준 잘못 알려줬다" 주장에도 파문 거세…"선수 앞길 막는 연맹 필요없다" / 정인혜 기자
대한빙상연맹의 어처구니없는 행정 착오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노선영은 2016년 한국 쇼트트랙 최강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골육종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故 노진규 선수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공분한 국민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빙상연맹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노선영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내 선발전에서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팀 추월 대표팀 선수로 뽑혔다. 그러나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빙상연맹이 올림픽 팀 추월 출전 규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벌어진 촌극이다.
빙상 연맹 측은 ISU에게 책임을 돌렸다. 관련 규정이 모호해 정확한 해석을 요청했지만, ISU 관계자가 잘못 알려줬다는 것. SBS에 따르면, 연맹 관계자는 “지난 10월 ISU 관계자로부터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된다’는 잘못된 답변을 받았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문제가 생기자 연맹은 ISU에 항의했지만, 담당자는 “본인이 얘기한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며 규정을 따라달라”는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ISU 측의 실수도 있었지만, 당초 연맹이 고지한 규정을 제대로 인지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국민들은 공분했다. 노선영이 동생 노진규의 몫까지 뛰기 위해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빙상연맹 해체를 요구하는 청원글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빙상연맹 해체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쓴 작성자는 “평창 올림픽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도움은 못될망정 사고만치는 연맹은 없어져야 마땅하다”며 빙상연맹을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양궁연맹을 언급, 빙상연맹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양궁연맹은 공정하고 투명한 일 처리와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는 반면, 빙상연맹은 지금 신뢰가 바닥”이라며 “빙상연맹은 해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게시된 해당 청원 글은 현재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공유되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제대로 일 안하는 빙상연맹 탓에 피해본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도움은 못 될망정 피해를 입히는 연맹은 사라져야 한다”, “선수 앞길 막는 연맹 필요없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