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앞만 보고 달린 죄밖에 없다"는 매체 보도에 네티즌 집중 포화…외신은 "기분 나쁜 이야기" / 정인혜 기자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박지우 선수를 향한 국민들의 공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청원에는 무려 50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청원이 시작된 지난 20일에는 청와대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되기도 했다. 사흘 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장악할 정도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들을 옹호하는 의견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펜대를 쥔 일부 기자들이 김보름 비호에 나섰다. 국가대표 선수를 향한 비판 여론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기사들은 악플 세례에 시달리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 기사에 이렇듯 많은 악플이 쏟아지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기현상이다.
21일 한 인터넷 언론사는 ‘앞만 보고 달린 죄..김보름 향한 비난 여론 가혹하다’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여자 빙속 김보름을 향한 비난 여론이 도를 넘었다. 개인 SNS 계정을 탈퇴했고 기자회견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며 “계획대로 질주했을 뿐인데 여론의 집중 포화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결국 김보름은 자기 임무에만 집중했을 뿐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고 사죄했음에도 비난 여론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다. 앞만 보고 달린 죗값으로는 가혹하다”는 말로 김보름을 감쌌다.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해당 기사를 내보낸 기자의 과거 기사까지 들먹이며 그를 비판하는 댓글도 넘쳐난다. 이 기자를 김보름의 지인이라고 확신한 네티즌의 댓글은 추천 수 1만 1000을 넘어섰다.
한 네티즌은 “팀 경긴데 자기 혼자 앞만 보고 달린 걸 잘했다고 이런 기사를 쓰나. 그럴 거면 개인 스피드 스케이팅을 하지 뭐하러 팀 경기를 했냐”며 “누가 봐도 ‘팀킬’인데 국민들이 뭘 보고 싶은 것만 봤다는 건지 어이가 없다. 기자 당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사를 쓰는 것 같다”고 기자를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자는 김보름 경기 직후 인터뷰 영상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국민들이의 분노에 불을 지핀 건 경기 내용보다도 경기 직후 (김보름의) 인터뷰”라며 “쉴드를 치더라도 앞뒤 상황을 보고 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혹시 이런 기사는 돈 받고 쓰나요? 정말 궁금해서요”, “옛날에 기자라고 하면 정말 멋있는 직업이었는데”, “기자는 댓글 보면서 무슨 생각할까”, “참 할 말이 없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외신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 매체 더 글로벌 메일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배신’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엘리트 스포츠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기분 나쁜 이야기가 TV로 중계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