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안에서의 배려 부족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비행의 또 다른 원인은 요즘 초등학생들의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다.
남을 배려하는 행동은 가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부모의 교육으로부터 우러나온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외동이거나, 다른 형제나 자매와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경우도 있고, 조부모 손에 의해 양육되는 경우, 미혼모나 이혼 가정 등에 따른 편부모 슬하에서 자라는 경우 등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형태의 가정은 실제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을 시키기 어렵다.
가정 안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서 지켜야할 기본 소양 교육이 부족한 지금 세대들은 대체로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없고 자기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대개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공격적 반응은 응석바지로 키운 자녀들 가운데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향 때문에 상대방이 느끼는 고통, 어려움, 아픔 등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한다. 소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 결과로 자신의 생각과 자기주장만 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언어적으로, 또는 행동으로 상대를 향해 심한 장난을 치거나 놀리게 된다. 이것이 일시적인 아닌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소위 ‘괴롭힘’이 된다.
경기도의 P 초등학교 근방으로 이사를 와서 아이들을 전학시킨 한 부모는 거칠고 험한 새 동네 아이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반 아이들이 수업 중에 껌을 씹는가 하면, 선생님 앞에서 쌍욕을 쓰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 부모의 자녀들 역시 새로 전학 온 처지여서 같은 반 아이들로부터 쌍스러운 욕을 듣는 것은 예사였고, 친절하게 관계를 맺을 의사가 전혀 없는 반 아이들의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일부 거친 초등학생들은 자신들의 언어적 폭력이 상대방을 괴롭히고 심하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인식 못한다. 이런 행동들은 결국 사회생활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관계 안에서의 옳고 옳지 않는 판단 미흡
무수한 남과 어울려 사는 사회생활은 여러 관계와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해야 할 말과 행동을 차근차근 가르쳐야 한다. 학교는 그런 가정교육의 토대 하에 그 다음 심화된 사회생활 관계 교육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가정에서 자녀들의 관계 행동에 대해 스스로 가치 판단하도록 가르치는 데 실패하고 있다.
필자는 결혼 전,태어난 지 6개월 된 친지의 아이를 어머니와 함께 4년간 양육한 적이 있었다. 상담 전문가로서 어린 단계부터 아이가 말을 알아들을 단계에 이르기까지 인격적으로 행동의 전후를 설명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옳고 옳지 않음을 인식하도록 교육하는 데 심혈을 기우렸다. 그런 덕분인지, 그 아이는 청소년기를 잘 보내고 지금은 20대의 성인이 되어서도 건전한 시민으로서 잘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나타났을 때 설명과 훈계를 병행하지 못하고 크게 야단치거나 아니면 방관한다. 결국 야단치는 부모 교육은 자녀의 반발심을 일으키고, 방관하는 부모 교육은 자녀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을 갖지 못하게 한다. 이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학교에 다니면서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남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남을 괴롭히는 문제아가 되어간다. 우리 자녀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교육을 시키도록 가정과 학교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