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수영구 팔도시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 8월부터 800m 길이의 반원형 지붕인 아케이드 설치 사업을 시행해 2013년 10월 완공했다. 하지만 아케이드가 시장 골목 전체를 다 덮지 못하고 중간중간에 끊겨있는 곳이 있어, 미관상 좋지도 않을 뿐더러, 시장 상인과 손님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아케이드 설치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상인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100%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상인 98%의 동의를 얻어 사업이 진행됐다. 또 상인의 동의가 있어도 상인이 입주한 건물주의 동의가 없으면 공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상인회 측은 동의를 하지 않은 상인들이나 건물주에 대해서는 사업을 실시하면서 설득시키기로 하고 사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아케이드 공사가 다 완공된 지금도 100% 동의를 얻지 못해 아케이드 사이에 끊어진 곳이 생긴 것이다.
현재 아케이드가 미설치된 곳 중 시장 내 새마을금고는 건물주의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아케이드 설치에 반대했다. 또 탑 세일마트는 세 들어 있는 건물이 소유권 분쟁 중이어서 아케이드를 설치하지 못했다. 탑 세일마트 한 직원은 “비가 오는 날에 손님들이 가게 들어올 때마다 가게 앞 지붕이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는다. 아케이드가 없어 대신 천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자신들의 부담금을 내기 꺼려해서 아케이드가 미설치된 곳도 있다. 아케이드 설치 사업비용은 국비 60%, 시비 30%, 상인 10% 부담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사업비 10%도 상인들에게는 작은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상인은 상인 부담금 때문에 아케이드 설치에 반대한 것이다.
팔도시장에는 소비자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주차장 옆에 카트가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카트가 미완성 아케이드로 인해 비 오는 날이면 제 구실을 못한다. 시장 고객들은 아케이드 미설치 구간에서 우천 시에 카트를 밀면서 동시에 우산을 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김병연(65) 씨는 “아케이드 설치 사업으로 편하게 장 볼 수 있을 거라 좋아했는데, 천장이 없는 구간에서는 다시 우산을 펼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지붕이 있으나마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판훈 팔도시장 상인회장은 미설치 구간에 대해 국가로부터 추가 사업비를 지원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가로부터 사업비가 지원될 경우, 아케이드 사업에 반대했던 건물주들을 설득시켜 온전한 지붕을 완성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영구 구청 관계자는 이와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팔도시장의 아케이드 설치 사업이 준공된 현재 상태에서 아케이드를 추가 설치하려면 건물주가 100% 사비로 설치해야한다며 “현재로는 아케이드 미설치 구간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법이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