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2일로 예정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는 22일 밤이나 2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본인의 입장을 충분히 밝힌 만큼 법원의 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30분 방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경법상 횡령, 특가법상 뇌물 수수, 조세포탈 등의 18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모든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변호인은 이날 출석해 이 전 대통령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따라서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의 직접 소명 없이 검찰의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위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당일,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지정한 장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즉시 압송돼 구치소로 들어 가야 하기 때문. 구속 장소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나 서울동부구치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기 때문에, 검찰이 오히려 제3의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서울경제를 통해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며 “특별히 시스템에서 특혜를 주는 부분이 아니라 전직 대통령 신분이라는 특수성 상 안전사고 가능성, 경호나 취재 열기 등을 감안해 적절하게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결정에 네티즌들은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하니 출석하지 않는 것”이라며 “찔리는 것이 없었더라면 출석해서 구속의 부당성을 소명하지 않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전직 대통령이 부끄럽게 뒤에 숨다니”, “단군 이래 가장 부도덕한 대통령이었다”, “탈세, 횡령, 뇌물 등 범죄 혐의를 열 손가락으로도 못 센다”, “대통령까지 했으면서 왜 법을 어기냐”, “차명 재산 반드시 국고 환수 바란다” 등 다양한 비난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