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지 닷새만이다.
19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오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 횡령, 조세포탈, 국고손실 등 모두 10여 개다.
검찰은 "개별적 혐의 내용 하나하나만으로도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중대한 범죄 혐의“라며 ”그런 혐의들이 계좌내역이나 잔고 보고서, 컴퓨터 파일 등 객관적 자료들과 핵심 관계자들의 다수 진술로 충분히 소명됐다고 봤다"고 영장 청구 배경을 밝혔다.
검찰은 또 이 전 대통령 측의 증거인멸 우려를 높게 봤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현재 범죄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이 앞으로 사건 관련자를 회유하거나 측근들이 말을 맞출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즉각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입장 자료를 내고 “검찰이 덧씌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서실은 “구속영장 청구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지난 10개월 동안 정치 검찰을 비롯한 국가 권력이 총동원돼 진행된 ‘이명박 죽이기’로 이미 예상됐던 수순”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네티즌은 “MB 혼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이를 도운 측근들도 끝까지 함께 해야한다”며 “진실을 밝히고 검찰이 싹 정리하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드러난 110억 원 뇌물혐의는 물론이고 자원외교로 새어 나간 돈까지 전부 찾아내야 한다”며 “다스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면 그냥 나에게 넘겨라”라며 비꼬는 댓글을 남겼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네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법원은 20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날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