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고 있다. 당초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비껴갔지만, 제주를 중심으로 부산까지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각 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쁘라삐룬은 3일 0시 기준 서귀포 남남동쪽 380km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 태풍은 현재 중심기압 975 hpa에 최대풍속 115km다. 크기는 중소형 급으로 북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은 3일 오전 태풍이 제주도 동쪽 해상에 근접하고 이날 오후께 부산과 울산 등 영남 해상을 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태풍은 이날 정오 서귀포 동쪽 약 200km 부근까지 접근한 후, 오후 6시께 부산 남남동쪽 약 100km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다음날인 4일 9시에는 독도 남남서쪽 160km 부근 해상을 지나, 오후 9시경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소멸할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은 당초 서해안으로 북상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목포, 여수 등 호남지방과 중부 지방의 큰 피해가 우려됐다. 그러나 지난 1일 태풍이 동쪽으로 방향을 크게 틀면서 제주도와 부산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태풍이 서태평양에서 속도가 느려졌고, 강해진 편서풍이 태풍을 동쪽으로 민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3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부산 등 영남 지역은 3일 오후부터 밤까지 이번 태풍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제주와 부산을 비롯한 영남 지방에 태풍 예비특보를 발령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방은 대부분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을 받아 3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밝혔다. 비는 남해안부터 시작해 3일 새벽 남부지방, 충청도, 강원 영동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제주도와 영남 지역에는 강풍과 함께 50~100mm의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다량의 비로 인해 산사태와 축대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다가오는 태풍에 비상이 걸렸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일에 이어 2일에도 태풍 북상에 대비해 현장을 긴급 점검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서구 송도해수욕장 등을 방문해 대형파도 월파에 대비한 인명 대피 계획 등을 살펴봤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이날 오 시장은 취임식을 취소하고 긴급 재난안전대책회의를 연 바 있다.
특히 부산은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의 악몽이 생생하다. 차바는 부산을 스쳐 갔지만 기록적인 폭우와 해일을 일으켜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를 일으켰다. 부산과 울산에서만 6명이 숨지고 20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시민들이 촬영한 파도에 잠긴 해운대 시가지, 물 위 달리는 버스 등의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시민들이 개인의 안전에 유의해 주기를 당부했다. 오 시장은 “시민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며 “사전에 태풍 내습에 대비하면서 피해가 예상되거나 발생하면 부산시 및 각 구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부산시의 안내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태풍 위성 영상과 기상 특보 발표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은 ‘날씨누리’(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