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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온다고 바닷가서 못 노나요?" 비바람치는 바다서 이색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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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온다고 바닷가서 못 노나요?" 비바람치는 바다서 이색관광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7.0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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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태풍경보 발령된 해운대, 광안리 바닷가서 폭죽놀이 등 이색체험... 경찰, 안전순찰 강화 / 이준학 기자
외국인 관광객이 태풍 내습으로 거칠어진 파도에도 해변을 찾아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 중인 가운데, 악천후에도 해변을 찾는 관광객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어제(3일)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기상청은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격상했고,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해안지대 접근금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에도 부산 지역 해운대와 광안리 등지에서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격상된 태풍경보로 인해 광안리와 해운대 등 해수욕장 일대는 입욕이 금지됐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관광객들의 협조를 구하는 안내방송을 보내고 비치된 의자와 구조물을 철수하는 등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이번 태풍이 폭풍우까지 동반해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으나 먼 걸음을 달려온 사람들은 그 나름의 재미를 찾아 나섰다.
3일 태풍 내습 직전 해운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으로나마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바다를 찾아온 관광객들의 대다수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 여름 바다를 즐겼다. 휴가를 맞아 해운대를 찾은 경기도 의정부시의 박미숙 씨 또한 그러했다. 박 씨는 “바다에 발이라도 담가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사진을 많이 남기려 한다. 이후에는 시립미술관 등 근처의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이라며 해운대를 오롯이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표했다. 방학을 맞아 부산으로 놀러 온 이희현(21, 경기도 성남시) 씨는 “태풍이 부는 가운데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것도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미국에서 온 보우 씨가 해변가에서 폭죽놀이를 하고 있다(사진: 관광객 리처드 씨 제공).
외국인 여행객들은 태풍이 부는 해운대를 더 적극적으로 즐겼다. 친구와 함께 부산을 찾은 미국 캔터키 출신의 리처드 씨는 입욕이 금지됐지만 바닷가에 발을 적시며 해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는 “기상 악화에 대한 어떠한 주의 사항도 아직 접하지 못했다”며 “태풍이 오고 기상이 나빠져도 해운대를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또 다른 관광객 신디아 씨는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관광할 수 있다”며 “비오는 날씨와 바닷가 모두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반도 남부지방에 태풍이 북상할 것을 알고서도 해운대를 찾았다고 전했다. 이어 “해운대 관광안내소에서 시티투어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는데 이를 타보고 다음 일정을 계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해수욕이 금지되면서 일부 여행객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의 수족관으로 향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기상 악화로 인해 해운대 해수욕장에 위치한 수족관에도 발걸음이 평소보다 많아졌다. 부산 아쿠아리움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기상이 나빠지면 방문객들이 이곳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며 “꼭 태풍만이 아니더라도 오늘 같은 날 방문객이 많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관광객들의 입욕이 금지된 광안리 해수욕장. 안전요원들은 두 개조로 나뉘어 해변을 순찰 중이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이런 상황 속에 관련 기관에서는 혹시 모를 사고의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광안리 해수욕장 측은 안전요원의 순찰을 지시하고 공용 파라솔의 설치상태를 점검했다. 해운대에서도 직원을 내보내 시민들의 입수를 막았다. 해운대 해수욕장 측은 “기상 악화로 입욕이 전면금지됐다”며 “모래사장 입장은 허용돼도 파도가 높아지고 있어 해안도로 산책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한편, 태풍 ‘쁘라삐룬’은 3일 오전부터 부산을 향해 북상했으며, 다음날인 4일 새벽, 포항을 지났다. 이에 대비해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을 취소하고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발표에 따르면, 3일부터 세력이 약해진 태풍은 독도 남쪽 해상으로 향하다 5일 일본 서북부 지역에서 소멸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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