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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기본, 관광은 덤...베테랑 관광버스 기사 김기호 씨의 안전운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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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기본, 관광은 덤...베테랑 관광버스 기사 김기호 씨의 안전운전 일기
  • 취재기자 강지원
  • 승인 2018.12.27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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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처럼 처음처럼 신중한 운전...미리미리 서두르고 점검하는 게 일상 / 강지원 기자
어느덧 10년. 관광버스 기사 김기호(43) 씨가 관광버스를 운행한 기간이다. “어른들이 버스 모는 걸 보면 굉장히 멋져 보였어요.” 그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소형 어선을 몰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던 그가 대형 버스를 보고 느낀 한 마디였다. 운전기사를 멋지게 본 게 인연이었을까. 그는 통영상고를 졸업한 후 처음엔 화물차 운전으로 시작해 결국엔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던 버스 운전을 지금까지 꾸준히 수행 중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운전대를 잡으며 보내는 그에게 관광버스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관광버스 기사 김기호 씨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새벽 4시 반. 김기호 씨가 평상시에 기상하는 시간이다. 관광버스 새벽 근무가 5시 50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는 운전대에 묻은 그의 땀이 식기도 전에 다시 운전대를 잡으러 간다. 또한 새벽 근무에 그치지 않고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오후 근무까지 정해진 휴식 시간을 보내고 다시 근무에 임해야 한다. 참고로 관광버스 기사는 하루에 8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는 규정을 나라에서 제정했는데 그만큼 하루 종일 운전을 해야 하는 관광버스 기사에게는 휴식은 필수적이다. 김기호 씨는 “평상시에는 2시간 정도 운전하면 15~20분 정도의 휴식을 갖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연달아 이어지는 근무 사이에서 틈틈이 취할 수 있는 휴식은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촘촘한 업무 사이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하우가 그에게 있다. 새벽 근무와 오후 근무가 이어질 때는 주로 시내 운전 업무로 소속 관광버스 회사와 계약된 타 회사 직원들을 통근시키는 일을 한다. 반대로 시외로 나가는 업무는 초,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 팀, 현장학습 팀, 산악회 팀, 결혼식 팀 등 외부 승객들을 태워 장거리 운행을 하게 된다. 여기서 그의 노하우가 발휘된다. “타 지역까지 장시간 운전하는 걸 그저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제가 너무 지치게 되죠. 다른 사람들은 휴가 때나 타 지역에 여행가곤 하는데, 제가 관광버스를 몰면서 언제 이렇게 다양한 타 지역에 가보겠어요?” 김기호 씨가 남긴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시외 운전 업무처럼 굉장히 먼 타 지역까지 버스를 운행하게 될 시엔 이것을 업무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는 것으로 여기면 일을 할 때 피로가 덜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한 번은 타 지역까지 가는 과정에서 약주를 드신 한 승객이 팁으로 5만 원을 준다면서 실수로 5000원을 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했다. 이러한 재밌는 사건 역시 그가 웃음을 잃지 않고 운전하게 해주는 버팀목이다.
관광버스 기사 김기호 씨가 장거리 운전 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하지만 그에게도 관광버스 기사로서 힘든 점이 있다. 어린 아이들을 태우면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비교적 산만해서 버스 이동 중 일어서거나 움직일 때도 있기 때문에 곤란할 상황이 언제나 발생한다. 간혹 술을 과하게 먹어 욕설을 하거나 곤란한 행동을 하는 등 진상 승객들이 나타날 때도 있다고 했다. 또한 새벽 이른 시간부터 업무를 나가다 보니 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힘든 점이다. 더군다나 보다 안전한 운전을 위해서는 졸림이 없는 상태로 운전해야 해서 틈틈이 주어지는 쉬는 시간에도 신경을 쓰다보니 오히려 쪽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는 “제가 미혼이라 이런 고충들을 마음 놓고 털어 놓을 배우자가 없어서 답답한 면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회사 내에 있는 벽에는 관광버스 열쇠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그런데 오랜 시간동안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안전하게 그가 버스를 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면허를 딴 지 얼마 안 된 운전 초보일 때나 버스를 몬 지 10년이나 된 지금이나 제가 운전 초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자신이 초보라는 자세로 항상 운전하는 직업정신이 그가 버스를 안전하게 몰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SBS 시사 및 교양 프로그램 <모닝와이드>에서 과거에 진행했던 코너 <블랙박스로 본 세상>을 꾸준히 챙겨 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는지 끊임없이 인지하고 주의한다. 그는 시간이 버스 기사에게는 생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운전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면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매일 버스의 냉각수나 타이어 점검을 미리미리 한다. 김기호 씨는 “운전을 하는데 시간에 쫓기면 운전자는 자신도 모르게 다른 차를 추월하려는 경향이 생긴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서둘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출발한다”고 했다. 도산중학교 시절 야구부 활동을 하며 야구에 대한 흥미 역시 키워온 그이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버스였다. 김기호 씨가 과거에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는 생각으로 처음 딴 운전 면허증인 2종 소형. 그 후 2종 소형 면허를 시작으로 1종 보통, 1종 대형, 1종 특수 면허 등 다양한 면허증을 소지하게 됐고, 운전에 대한 영역을 넓혀 경험을 쌓아왔다. 승객들을 태우고 무사히 복귀하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큰 행복이라는 김기호 씨. 김기호 씨가 모는 관광버스 타이어에 붉은색 페인트를 묻힌다면 아마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대부분 바닥은 붉은색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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