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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내 어린이 놀이터 '키즈카페 딜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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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내 어린이 놀이터 '키즈카페 딜레머'
  • 취재기자 이민재
  • 승인 2014.12.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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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해도 이용자 적고, 폐지하려니 일부 이용객들 거센 항의

주말 저녁 시간 부산의 부경대 인근 한 한식당은 손님으로 북적인다. 식당 내부에는 종업원들이 뜨거운 음식을 실은 카트를 끌고 테이블 사이를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때 테이블과 카트의 좁은 틈새로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쏜살같이 뛰어다닌다. 아이들의 부모는 보이지 않고, 종업원들은 아이들에게 주의를 줘야하나 말아야하나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 식당에는 ‘키즈 카페’라는 이름의 어린이 놀이터가 따로 마련돼 있지만, 아이들은 뜨거운 음식이 올려 진 테이블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이 소란에,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일반 손님들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아내와 함께 식사하러 이 식당을 찾은 직장인 김형철(43) 씨는 “나도 아이를 키우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애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는데, 부모는 뭘 하는거냐”며 “식당 내부에 어린이 놀이공간이 있으니 종업원들이 아이들을 그리로 데리고 가든지, 아니면 주의를 줘야지”라며 혀를 찼다.

종업원이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도 쉽지는 않다. 식당 종업원 김모(25) 씨는 "아이들한테 위험하니 뛰지 말라거나, 놀이터로 가서 놀라고 말하면, 아이 부모가 나타나 자기 아이를 왜 다그치냐며 내게 화를 내기도 한"고 푸념했다. 이 식당에서 어린 아이를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도록 내버려둔 한 중년 여성(37)은 “식당의 놀이터가 더러워서 보내기가 꺼려진다”며 “우리 애는 뛰어다니기는 해도 그렇게 시끄럽게 굴지도 않으니 무슨 상관이냐”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 식당 점주 이모(58) 씨는 키즈 카페의 용도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 씨는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식당 내에 키즈 카페를 만들었으나, 정작 이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고, 소음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이 씨는 키즈 카페를 다시 없애려고도 했으나, 어린 자녀를 이곳에서 놀게 하는 일부 고객들이 또 계속 유지하기를 원해서, 이 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달에는 아이가 키즈 카페에서 상처를 입었다며 배상을 요구한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가 뛰어다니며 소리 지르는 상황에서 이 식당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식당 내의 소음 수치는 75dB으로 지하철 소음 수치 80dB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아이들로 인한 소음 및 안전 논란으로, 최근 5세 미만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을 시행하는 식당과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 아이가 뛰어다니며 소리 지르던 식당의 소음 측정치 (사진 : 취재기자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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