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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 팽개쳐진 '우리'를 본다...영화 '목격자'를 보고 / 최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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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 팽개쳐진 '우리'를 본다...영화 '목격자'를 보고 / 최경민
  • 부산시 연제구 최경민
  • 승인 2018.09.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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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든 예고편은 흥미롭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그 영화에 관심을 갖게끔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리저리 접하게 되는 영화 예고편들을 흥미롭게 보곤 한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영화 <목격자>는 나에게 드문 경우에 속한다. 예고편을 통해 알 수 있는 간략한 줄거리가 끌렸다는 단순한 이유도 있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성민 씨의 연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이성민 씨가 이전에 봤던 영화 <공작>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또 어떤 다른 연기를 <목격자>에서 선보일지 기대가 됐다.

<목격자>는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인 ‘상훈(이성민)’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우연히 목격하고 범인 ‘태호(곽시양)’와 눈이 마주치며 범인의 타깃이 되어 추격을 벌이는 스릴러 영화다.

그렇다고 해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여 오싹함만을 조성하는 단순한 스릴러물은 아니다. 이 영화는 이기주의, 방관, 무관심이라는 가슴 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집값이 떨어질까 하는 마음에 경찰 개입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아파트 주민들, 이후 또 한 번의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내 분위기를 망친다는 이유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주민들, 사건이 해결되고 이사를 가는 상훈네 가족에게 다가와 “아파트 4억 밑으로 파신 건 아니죠?”라며 끝까지 집값을 걱정하는 부녀회장의 모습에서 우리는 비판의 메시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영화의 이런 장면은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팽배한 우리의 현실과 다를 바 없었다. 착잡하고 마음이 아팠다. 이 영화는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그 사회에 살고 있는 나를 되돌아보게끔 했다.

캐나다의 한 거리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과 이를 그냥 지나치는 행인(사진: Creative Commons).

이 영화가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는 점은 좋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상훈과 범인 태호와의 길고 긴 추격을 종결시키는 방법이 너무 뜬금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몰입도를 높인 배우들의 연기와 괜찮았던 그 전까지의 전개에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만 빼면, <목격자>는 나 자신과 나의 주변, 그리고 우리 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상훈은 조용한 밤 아파트 단지에서 외쳐본다. “살려주세요!”라고. 단 한 사람도 창 밖을 내다보는 이 없었고, 그걸 지켜보는 상훈의 씁쓸한 표정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필자도 덩달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쉽게 변하지 않는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방관, 이기주의는 영화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를 한 발짝 물러나서 본다는 생각으로 <목격자>를 보면 어떨까. 나 자신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되돌아보고 방관이라는 것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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