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는 ‘오젝(Ojek)’이란 것이 있다. 오젝은 오토바이 택시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다. 특히 길이 막힐 때 버스나 일반 택시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대신 오젝들은 교통 신호를 준수하지 않아서 위험하기도 하다. 오젝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팡칼란(Pangkalan)이라고 하며, 보통 학교, 정류장, 시장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 설치돼 있다.
그런데 2015년 초부터 GrabBike, Gojek, Uber 같은 오젝 온라인 서비스가 생겨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고객들이 팡칼란에 직접 갈 필요 없이 앱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오젝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오젝 온라인의 가격은 거리와 걸리는 시간에 따라 다르며, 깨끗한 헬멧과 마스크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오프라인 오젝들의 수입이 많이 줄게 됐다. 그래서 오프라인 오젝은 온라인 오젝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프라인 오젝들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었다. 그 규칙 중 하나가 온라인 오젝은 팡칼란 근처에서는 절대로 고객을 태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어학원을 다녔다. 버스에서 내린 다음, 나는 다시 온라인 오젝을 타고 학원까지 가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버스 정류장에서 온라인 오젝을 기다릴 때의 일이다. 온라인 오젝이 도착해서 나는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프라인 오젝이 나타나서 "여기는 팡칼란이라서 온라인 오젝을 타면 안돼!"라고 화를 냈다. 온라인 오젝 기사가 그런 규칙이 있는 줄 몰랐고 그렇게 되면 자기들은 직업을 잃는다면서 싸움이 벌어졌다. 이런 일이 도시 곳곳에서 발생했다. 자카르타의 한 방송 12월 11일 뉴스는 오프라인 오젝들이 온라인 오젝을 구타했다고 보도했다. 양자간의 치열한 싸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현재 온라인 오젝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오젝은 손님이 줄어드는 현상을 온라인 오젝 탓으로 돌리지 말고 시설을 개선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 한다. 결국에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실용적인 것을 선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목숨 걸고 운전하듯 난폭하게 운전하는 오프라인 오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고 있다. 양자 간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의 카카오 카풀과 택시와의 싸움을 보고 있으니 인도네시아의 오젝이 생각났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비스의 대결은 어느 나라나 홍역을 치루듯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