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 15일 불거진 부동산 투기 의혹에 이어 목포 문화 거리 형성과 관련한 쪽지 예산 투입, 국립중앙방물관 인사 압박 등 여러 논란이 뒤섞였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국립박물관 인사 개입 의혹에도 휩싸였다. 손 의원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한 가운데 손 의원 논란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뜨겁다.
손 의원은 문화재청이 지난해 8월 지정한 목포 구시가지에 조카, 남편 재단, 측근 명의 등을 동원해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를 최초 보도한 SBS <8시뉴스>는 지난 15일 목포 구시가지가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건물 값이 4배 올랐다고 보도했다. 당시 손 의원은 문화재청을 담당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다.
손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건물 중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하나도 없다”며 “제 조카 둘의 집은 문화재로 지정되기는커녕 문화재청, 목포시의 도움 없이 이미 수리를 끝냈고 당분간 이사할 일이 없으니 시세차익을 낼 일도 없고 관에서 어떤 혜택도 받을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8일 손 의원 측근들이 건물을 사들인 목포 만호동과 유달동 일대에 총 60억 가량의 ‘쪽지 예산’이 반영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쪽지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세부 내역을 조정하는 계수조정 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역구 관련 예산 요청을 쪽지에 적어 건네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손언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 근대문화자원 활용 관광 자원화 사업은 예산 심의자료에 없는 쪽지 예산"이라며 "손혜원 의원이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예산을 쪽지 예산으로 밀어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손 의원 측은 "해당 예산은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을 비롯해 황주홍, 김종회, 조배숙 의원 등이 반영을 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해당 예산은 ‘목포시 번화로 18번지 일원’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며 손 의원 조카 등이 소유한 숙박업소인 ‘청성장’과 다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무관하다”고 손 의원 압력설에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업은 목포시 건의를 받아 2017년 말 예산국회에서 반영한 사업"이라며 "총사업비 60억 원으로 국비 30억, 지방비 30억이 투입된다. 국비 30억 원은 박지원 의원실과 상임위, 예결위에서 소정 절차를 거쳤기에 손혜원 의원과는 무관함을 밝힌다. 나머지 30억도 총 60억원 사업비 중 국비 30억에 대한 지방비 매칭예산으로 역시 손 의원과 무관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손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 인사에도 개입하려 했다는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손 의원은 지난 2017년부터 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담당하는 학예선구사 이모 씨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 전입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씨의 부친은 경남 통영시에서 활동한 나전칠기 장인으로 손 의원과 오랫동안 교류한 사이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의 의혹을 ‘손혜원 랜드 게이트’로 규정하고 진상규명 TF를 구성했다. 필요하면 검찰 고발 조치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사 역할을 맡은 김현아 의원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목포 문화재거리 선정 정보 사전 유출·압력 행사 여부와 '창성장' 조카 명의에 대해 차명거래·차명재산 의혹을 보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 뒤에 ‘청와대’가 버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예초 손혜원 의원 주변 인물들이 목포에서 매입한 가옥이 10채로 알려졌는데, 오늘 보도에 따르면 15채 이상이고, 투입된 예산도 500억 원이 아니라 11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간사 사퇴조차 없는 여당의 조치를 보며 손 의원의 힘이 정말 센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초선의원의 영향력을 훨씬 초월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이날 'TV 홍카콜라'를 통해 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을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국비가 들어갈 자리에 땅과 집 등 20곳을 샀다"며 "투기라는 것은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이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들어가서 사고 빠지는 것인데 이번 사안은 범죄행위"라고 평가했다.
한편 손 의원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해지는 가운데 손 의원은 이날 기자와 지지자가 함께하는 목포행을 제안했다가 취소했다. 하루도 안 돼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목포, 토요일에 갈까요? 일요일에 갈까요? 댓글로 의견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손 의원 측은 더 팩트를 통해 “내부 논의 끝에 안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혜원의원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