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손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의원직 역시 내려놓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 보도를 한 언론들을 고소할 뜻을 알렸다.
손 의원은 20일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손 의원은 “분신과 같은 당적을 내려놓겠다”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제 결백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국회 문체위원직도 내려놓기로 했다. 또 차기 총선도 불출마하기로했다. 다만 그는 야권이 요구하는 ‘국회의원직 사퇴’는 거부했다. 손 의원은 “만약 검찰 수사 결과, 그 기사들에서 언급한 것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해결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대상은 최초로 의혹을 보도한 SBS와 지금까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기사를 쓴 기자, 언론사 등이다. 손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과 제가 걸 수 있는 모든 이유를 다 걸어서 제 국회의원 직위를 모두 걸고 제 개인의 명예를 위하여 고발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손 의원은 목포 투기 의혹은 지난 15일 SBS <8시뉴스>에서 처음 불거졌다. 손 의원이 남편 재단 등 측근 명의로 매입한 목포 구시가지 부동산이 지난해 8월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돼 건물 값이 상승했다는 것. 이에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 살리기’를 위한 매입이라며 “건물 중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하나도 없다”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 반박했다.
이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손 의원의 탈당을 만류한 민주당 내부 사정을 알렸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사실 손혜원 의원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제기가 있어서 언론에 보도가 되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면서 “당으로서는 오늘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만류를 많이 해 왔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혜원 의원께서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 ‘당적을 내려놓고 최근에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리를 하겠다’는 이런 의지를 아주 강력하게 밝혀왔다”며 “그래서 오늘 이 기자회견이 마련되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의원의 탈당에도 여권은 한 목소리로 ‘의원직 사퇴’를 외치고 있다. 탈당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윤기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손혜원 의원이 탈당 결정을 내린 것으로 국민적 분노를 무마하고 면피하고자 취한 솜털 같은 조치로 보인다”며 “손혜원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며 이를 통해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고 만약 수사과정에서 책임이 드러난다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역시 “탈당으로 끝내겠다는 뻔뻔하고 오만한 민낯이 부끄럽다”며 “의원직 사퇴가 답”이라고 했다. 그는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기 바란다. 의원직 사퇴가 여론이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오늘 손 의원의 출당 조치를 발표하고 국회 윤리위에 의원직 제명을 건의했어야 했다"며 "홍영표 대표가 손 의원 죄 없다고 탈당 만류하는 장면에서 국민들은 '신적폐정당'의 타락한 모습을 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가장 큰 오점"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손혜원랜드 게이트 진상규명 티에프(TF)’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요구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TF 위원장인 한선교 의원은 “초권력형 비리와 연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이 내용을 소상히 알고, 정의의 심판대에서 판단하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맹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