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뜨거운 영화를 말해보라면 당연 <캡틴 마블>이다. 영화는 예고편부터 팬들에게 '캡틴 마블' 역을 맡은 '브리 라슨'의 페미니즘 논란으로 들썩했다. 하지만 논란에 굴하지 않고 영화는 개봉 10일 만에 350만 관객을 넘어섰다. 나는 이 영화가 페미니즘적이란 말을 듣고 솔직히 조금 관람을 꺼렸다. 마블 영화 시리즈를 좋아하는 10년 차 팬으로서 캐스팅 실수가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어벤져스4: 앤드게임>을 보기 위해 사전에 영화를 꼭 봐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캡틴 마블>을 봤다. 나는 기대를 전혀 가지지 않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영화는 재밌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페미니즘적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관람객들이 영화에 어떤 장면에서 비난하고 오해하는지 생각해봤다.
처음으로, 예고편에서 ‘her’양옆에 a와 o를 붙여 ‘a hero’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대중들은 이 장면을 보고 페미니즘적이라 비난한다. 나는 이 장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주연배우가 캐스팅되고 페미니스트라고 논란이 된 후 이 장면을 보면 당연히 오해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런 논란이 없었다면‘여자 히어로를 잘 강조했네’라고 생각했지 않았을까? 이 장면은 비난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 문제다.
두 번째로, 사람들이 캐릭터를 캐릭터 자체로 인식하지 않았다. 페미니스트는 ‘캡틴 마블’이 아니라 ‘브리 라슨’이다. 굳이 그런 사상을 영화까지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캡틴 마블’을 페미니스트라 착각하고 영화를 본다면 무슨 재미로 영화를 봤을지 궁금하다. 영화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매체다. 감독의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이해하고 영화를 봐야 한다. ‘브리 라슨’이 실제로 하늘을 날아다니고 손에서 레이저가 나가지는 않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시대 상황을 잘 생각해야 한다. 영화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시대를 보여준다. 시대상 영화는 여성들이 차별을 받던 시기를 반영했다. 영화에서 ‘캡틴 마블’은 원래 지구에서 공군이었다. 그 시기에 공군 훈련을 받는 여성은 드물었고 주인공은 밧줄타기 훈련을 하던 도중 떨어진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 무리가 야유를 보낸다. 이 장면도 오해를 가질 수 있지만. 여성이 억압받던 시대를 생각해 본다면 이해할 수 있다.
영화는 많은 사람이 노력해서 만든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나는 대중들이 영화를 접할 때 그저 선한 눈으로 봤으면 좋겠다. 아쉬웠던 점들은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해야 하며 감독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영화의 커뮤니케이션 이상향이 아닐까? 그런 관점으로 <캡틴 마블>은 액션이 아쉬웠지만, 다음 편인 <어벤져스4: 앤드게임>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과연 ‘캡틴 마블’은 다음 영화에서 어떤 장면들로 관객을 재밌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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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라고 해서 그것이 '논란'이 되는 것 자체도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페미니즘을 하나의 기피요소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영화가 충분히 페미니즘 영화로 불릴만한 요소가 상당했고, 오히러 그렇기에 마블영화로서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