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찰이 술에 취한 남성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서울 대림동 여경 동영상'이 논란이 일자 경찰이 해명영상(1분 59초)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 해당 여경이 주변 남성 시민에게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수갑을 채워달라고 부탁하는 음성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19일 논란이 커지자 여경이 주변 시민들에게 도움을 청한 것은 맞지만 수갑을 채운 건 인근에 있던 교통경찰이었다고 해명했다.
1차로 공개된 동영상에는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술집에서 만취한 중국 동포 50대 남성과 40대 남성이 소란을 피워 출동한 남성과 여성 경찰관 2명이 체포하는 모습이 들어있다. 이 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이 남성 경찰관을 도와 피의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무전으로 동료 경찰을 호출하기만 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이번에 경찰이 공개한 전체 영상에서는 여성 경찰관이 일반 남성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영상에서 여경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피의자를 제압하며 "남자분 한 명 나와 주세요.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라고요"라고 외친다. 이후 한 남성이 "(수갑) 채워요?"라고 묻고, 여경이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말한다.
시민들은 경찰이 공개한 영상을 보고 오히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경이 취객 1명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냐", "수갑을 시민이 채웠다", “여경이 하는 일이 도대체 뭐냐?”며 여경을 질타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이에 구로경찰서는 "여경이 혼자서 수갑을 채우기 버거워서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 순간 건너편에 있던 남성 교통경찰관 2명이 왔고, 최종적으로는 여경과 교통경찰 1명이 합세해 함께 수갑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한 현직 경찰관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경찰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부분은 유감스럽다. 솔직히 남자 경찰 1명이 주취자를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취객 1명을 상대하기 위해서 경찰 4명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경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경은 현장이 아닌 사무직 업무를 봐야 한다", "여경의 채용 기준을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문제가 아니라 경찰 업무를 수행하려고 도전했으면 여경은 거기에 맞는 체력을 길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경 불신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검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며 '세계 여경, 아니 동양권 여경과 비교해 볼때도 한국 여경 체력 검사만 크게 부실하다. 한국 여경 신뢰 회복하려면 체력 검사 기준부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팔굽혀펴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여경 무용론'으로 번지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도 많다. 여성이나 청소년 문제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경이 할 역할이 많다는 의견이다. 적재적소에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