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주인, "XX 죽여버려. 어디서 장갑을 달라고 해."
우즈벡 영사관 고발장...경찰, 수사착수
농촌의 한마을 밭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국인 남성이 폭행,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영사관은 가해 남성을 찾아 달라며 고발장을 접수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단 31일 오전 “인터넷으로 유포되고 있는 영상 속 폭행 가해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주재사무소장 명의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영사관 측은 동영상의 제목이 ‘사업주 폭행 우즈베키스탄 근로자’인데다 외국인 노동자가 우즈베크어로 ‘장갑 달라’고 해 자국민으로 보고 고발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는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관리자로 추정되는 한국인 남성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 속 한국인 남성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빨리 일하라고 XX. 죽여버리기 전에”라고 폭언을 한다.
이어 남성은 “네가 공손하게 장갑 주세요. 이랬다고?”라고 되묻는다. 이에 외국인 노동자는 자신의 손을 들어 보이며 자국어로 항변한다. 남성은 결국 폭발한 듯 외국인 노동자에게 “XX 죽여버려. 어디서 장갑을 달라고 해. 장갑은 너희가 가지고 다녀야지”라며 무차별 폭행을 가한다.
분을 못 이기는 듯 외국인 노동자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곤 주먹을 얼굴을 가격하려는 듯 위협을 하기도 한다. 이 같은 무차별 폭행은 옆에서 지켜보던 남성의 만류로 끝이 났다.
해당 영상은 전남의 한 지역에서 유학 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대학생이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네티즌이 지켜봤고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많은 네티즌은 “장갑을 요구한 게 잘못이냐”며 가해 남성을 비난했다. 특히 가해 남성은 장갑을 끼고 외국인에겐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네티즌이 격분했다.
결국,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주재사무소는 지난달 31일 영상 속 남성을 찾아 처벌해달라며 광산경찰서에 고발장은 제출했다. 경찰은 피해 외국인이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국적과 신원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건이 발생한 시점과 촬영 장소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한국인 남성이 외국인 노동자의 말투와 태도에 화가 나서 폭행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영상을 처음 올린 사람을 찾아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