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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는 무슨 화장실 써야 하나... 대책은 성 중립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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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는 무슨 화장실 써야 하나... 대책은 성 중립 화장실?
  • 취재기자 이영아
  • 승인 2024.10.3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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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상에서 트랜스젠더의 여성 화장실 이용에 대한 논쟁 이뤄져
성별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성 중립 화장실’...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어
혐오논쟁은 소모적 싸움일 뿐...범죄 피해 없도록 법과 제도, 시설 갖춰져야
최근 온라인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찬반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당 논쟁은 일본에서 생식기 수술을 하지 않아도 성별정정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재판 결과가 나왔다는 글로부터 시작되었다. 성전환 수술을 거치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별정정을 허용한다면, 여성 화장실 또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트랜스젠더의 여성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게 된다면, 이를 악용하여 수많은 성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여자가 여자 화장실도 마음 편하게 못 쓰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외적으로 일반 남성과 트랜스젠더를 구분하기엔 쉽지 않다. 단순히 범죄를 목적으로 여장을 하고 여성 화장실에 들어가는 범죄자들을 걸러내기 힘든 것이다. 몇 년 전 사회가 떠들썩했던 몰래카메라 범죄도 여성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여성만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범죄가 일어났는데, 트랜스젠더가 여성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면 이를 악용한 수많은 범죄가 발생할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장에선 곤란할 뿐이다. 자신의 성 정체성은 여자이기에 여자 화장실을 사용하려 한 것인데, 매번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 그 때문에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공중 화장실 이용을 꺼린다. 논쟁이 심해지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성 중립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성 중립 화장실이란 성별, 성소수자, 장애 구분 없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말한다. 해외에서는 성 중립 화장실이 비교적 널리 이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5년 백악관에서 최초로 성 중립 화장실이 생긴 이후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북유럽이나 캐나다 등에서도 성 중립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모던아트 뮤지엄에 성 중립 화장실이 있다(사진: 경성대학교 송문석 교수 제공).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모던아트 뮤지엄의 성 중립 화장실 출입문에 남성 여성은 물론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가진 이들도 화장실 이용이 가능함을 표시한 픽토그램이 붙어있다(사진: 시빅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국내에서는 성중립 화장실을 흔히 볼 수 없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나 공공기관 몇몇 곳에 성 중립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반대여론으로 인해 전국에 확산되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트랜스젠더의 여성 화장실 사용에 반대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성범죄의 위험성 때문이 가장 크다. 실제로 2016년에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은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일어난 범죄였다. 대학생 홍모(22) 씨는 “해외에 비해 여성 인권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고, 성범죄의 수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성 중립 화장실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이용에 대한 과한 논쟁이 또 다른 혐오가 되어 트랜스젠더를 비난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 실제로 SNS에서는 ‘트랜스젠더는 여자 화장실을 갈게 아니라 정신병원을 가야 한다’는 식의 혐오감을 드러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에 결국 혐오 싸움으로 변질된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는 만큼 사회에도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여성의 입장에서는 범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법과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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