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총리의 "매각협상 관심 없다"에 정상회담 연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그린란드 땅을 소유하고 있는 덴마크가 발끈하자 돌연 정상회담을 연기했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덴마크 메데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매각 협상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며 “나는 2주 앞으로 다가온 덴마크 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총리가 솔직히 말해준 덕분에 미국과 덴마크 양국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었다”며 “총리에게 감사하며 추후 다른 일정을 잡을 수 있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덴마크 총리의 그린란드 매각 거부에 따른 회담 결렬을 트럼프 대통령이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진에게 그린란드 매입 방안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며 매각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희토류를 지목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린란드 남서부에는 이미 유명한 희토류 광산이 위치해 있으며,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의 희토류 생산지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디언은 그린란드 남서부 크바네피엘 광산에 최소 1000만 톤 이상의 광물질이 매입되어 있다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눈독 들이는 이유로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희토류가 무기로 쓰일 낌새가 보이자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을 노리는 큰 이유로 분석된다.
또한 지정학적 위치도 미국이 그린란드를 노리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린란드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와 360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이미 미국은 덴마크와 군사방위조약을 맺고 1953년부터 그린란드에 툴레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툴레공군기지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경보 체제도 가동 중인데, 그린란드를 매입할 경우 군사적 목적으로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그린란드에 트럼프 호텔이 합성된 사진은 SNS에 게시하며, “그린란드에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장난스러운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 사진은 15일 외신의 보도로 그린란드 매입설이 돌자 ‘10년 후 그린란드’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라 화제가 된 사진이다.
그린란드는 북극해와 북대서양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섬으로 1976년 덴마크로부터 자치권을 획득했고, 2009년에는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덴마크로부터 독립한 덴마크 자치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