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한 번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실제로 살아 움직인다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어린 시절 장난감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던 나는‘내가 방을 나가면 인형들끼리 서로 대화도 하고 싸우지도 않을까?’라는 상상을 자주 하곤 했다.
그리고 초등학생 시절, 이런 내 상상을 반영한 영화 <토이스토리>는 곧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됐다. 영화에는 나만큼 장난감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는 주인공‘앤디’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장난감인‘우디’는 앤디가 방을 나가면 보안관 지위를 갖고 수많은 장난감들을 통솔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우디는 자신의 주인인 앤디 곁을 지키며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장난감의 사명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앤디 곁을 떠나지 않았다.
영화 <토이스토리>는 총 3편까지 개봉된 시리즈 영화다. 그리고 마지막 3편에서는 앤디가 더 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 나이가 돼 ‘보니’라는 어린이에게 우디를 포함한 장난감들을 선물해주면서 <토이스토리>시리즈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22세가 된 지금, 끝난 줄 알았던 영화 <토이스토리>시리즈 4편이 개봉됐다.
그리고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마주한 우디와 장난감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듯 반가웠다. 앤디처럼 대학생이 돼 더 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 나지만, 어느 날 옷장 속에서 발견한 먼지가 가득 쌓인 장난감들을 발견했을 때처럼 영화 <토이스토리 4>는 내 어릴 적 추억들을 떠올리게 해줬다.
영화 <토이스토리 4>가 이전 시리즈와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바로 ‘우디의 변화’다. 우디는 이전 시리즈까지 장난감의 사명은 주인 곁을 지키는 거라며, 주인인 앤디 곁을 끝까지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인 보니가 자신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우디는 자신의 사명을 져버리고 결국 보니의 곁에서 벗어나 자신의 자유를 찾아 떠났다.
어떤 상황에서도 장난감의 사명을 지켜오던 우디는 4편에서 결국 자신의 자유를 찾아 떠났다. 오랜 시간 동안 해오던 일을 끝내고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떠난 우디의 모습은 어린 시절 내가 영화를 보고 느낀 감동과는 다르게, 22세 대학생인 지금 나에게 색다른 감동을 안겨주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내 어린 시절을 함께했고, 어른이 된 지금 다시 나타나 어릴 적 추억들을 잠시나마 떠올리게 해줬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언젠가 또 토이스토리 시리즈 5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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