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다. 약 50년간 이 둘은 서로 싸우고 경쟁하며 서로의 기술을 발전시켜 나갔다. 삼성과 LG의 전자기기들은 언제나 라이벌 관계였고,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모든 사람들은 어떤 회사 기술이 나은지 찾아보고, 언론은 이 둘을 비교했다. 최근 들어 이 둘의 라이벌 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이는 바로 TV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서로의 기술력이 더 낫다며 살벌하게 서로를 비판하고 있다.
삼성은 QLED를 이용해 만든 TV를 주력으로 밀고 있고, LG는 OLED를 이용해 만든 TV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QLED는 기존 LCD TV와 구조가 같다. QLED TV는 LCD(LED)처럼 패널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하다. 삼성은 거기에 ‘양자점개선필름(QDEF)’을 부착해 색 재현율을 끌어올렸다. 쉽게 설명해 기존 판매되던 TV 속에 필름 하나 덧대어 화면상으로 더욱 선명한 화질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반면 LG의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쓰는 방식이다. 기존 우리가 보는 TV나 삼성의 QLED에는 백라이트가 꼭 필요하다. 뒤에서 빛을 쏴줘야 화면상에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의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즉 물질 자체가 빛을 내며 움직이므로 TV 속에 백라이트가 없어도 된다. 물질이 직접 이동하며 발광하는 OLED는 현재 블랙 색상을 가장 잘 구현하는 TV다.
이러한 각자의 기술로 TV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둘은 서로를 비판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24일 유튜브에 'LG 올레드 TV-뜻뜻한 리뷰'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LG전자의 연구원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를 각각 분해하여 설명하며 삼성의 QLED 기술은 기존의 LCD 기술에 필름을 덧댄 것일 뿐 신기술이 아니라며 비판하고 있고, 삼성 또한 공식성상에서 LG의 OLED는 장시간 이용하면 번인(burn-in) 현상이 생긴다며 비판하고 있다. 번인 현상이란 고정된 화면을 장시간 켜놓거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해당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고 화면상에 남아있는 잔상 현상을 말한다. 물론 QLED는 장시간 이용을 해도 번인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 OLED는 기존 TV보다 두께감이 훨씬 얇아지고, QLED보다 더 선명한 색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각각의 기업이 서로를 라이벌로 두면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같은 나라의 기업으로서 언론에 나와 서로를 살벌하게 비판하는 일은 그리 보기에 좋지 않다.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은 세계가 인정한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모니터 기술 발달로 중국이 우리를 금새 뒤쫒아 오고 있다. 삼성과 LG가 이렇게 다투는 사이, 세계 3위의 TV 업체인 중국 TCL이 국내에서 QLED TV를 판매할 것임을 알렸다. 이렇게 중국이 뒤따라오는 판국에 삼성과 LG는 시장의 선점을 위해 서로 헐뜯기 바쁜 상황이 안타깝게 전개되고 있다.
이전부터 삼성과 LG는 라이벌 관계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진흙탕 싸움은 그만하고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의 디스플레이 기술의 선두주자로 정당하게 경쟁했으면 한다. 힘든 경제상황 속에 불필요한 논쟁은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