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오여진(25, 경기도 고양시) 씨는 입사 지원 서류 전형을 준비하면서 토익 시험 성적표를 제출하기 위해 YBM 시사 어학시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인쇄만 누르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성적표 재발급은 1매 당 2,000원이라는 비용을 받고 있었다. 오 씨는 “성적표가 무료인 최초 발급이 아닌 재발급이라며 돈을 내야했다. 취직을 위해 10곳을 지원한다면, 취준생들은 2만 원이라는 비용이 든다. 솔직히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이라면 입사 원서를 제출할 때마다 첨부해야 하는 각종 어학 성적표나 기타 자격증 재발급 비용이 싸지 않아, 만만찮은 재정적 부담으로 인한 취준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토익 이외에 다른 어학시험들도 성적표 재발급 비용을 받고 있다. 텝스는 방문 신청과 인터넷 신청 두 가지 방법으로 재발급이 가능하다. 텝스 성적표 재발급 비용은 직접 방문 수령시 1매당 2,000원이다. 텝스 재발급 비용은 이밖에도 온라인 출력 1,500원, 우편수령 2,000원, 택배수령 2,000원이며, 배송비는 별도다.
토플은 성적표 재발급 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토플은 재발급 절차가 복잡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종종 발생해 사람들의 불만이 높다. 대학생 강모(23) 씨는 학교 본부의 교환학생 신청에 토플 성적표 원본이 필요해 성적표 재발급을 신청했고 결제했다. 그런데 잠시 후 결제오류라는 메시지가 떠서, 다시 카드번호를 적고 결제했더니, 두 번 결제가 된 것이다. 강 씨는 “담당 기관에 연락했더니 본사에 전화해 보라는 무책임한 말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길바닥에 4만 원을 버린 기분이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언어 자격증 시험도 성적표 재발급 비용을 받고 있다. 총 9개 기관이 각자 주관하는 한자자격증 시험은 기관마다 비용이 다르다. 상장형(종이) 자격증의 경우, 한국어문회 한자자격증 재발급 비용은 1,500원, 대한검정회는 5,000원, 한자교육진흥회는 2,000원, 한국평생교육평가원은 3,000원, 한국한자한문능력개발원은 2,000원 등이고, 카드형 한자자격증은 3,000원에서 최대 1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중국어자격증 시험은 실용중국어시험 BCT의 재발급 지용이 3,000원, 한어수평고시 HSK 재발급 비용은 3,000원 등이며, 중국어말하기시험 TSC 자격증 재발급 비용은 2,000원이다. 일본어자격증시험 재발급 비용은 JPT가2,000원, JLPT가 1만 1,000원이다.
이렇게 성적표 재발급에 발생하는 적지 않은 비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취업준비생 박인식(26, 부산시 중구) 씨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성적표 재발급 비용만 몇 만 원이 들었다. 종이 한 장에 2,000원이 아깝지 않다고는 말 못하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학생 김시윤(23, 경기도 안성시) 씨는 “인터넷으로 발행하는 주민등록 등본 서류나 각종 증명서는 무료이거나 500원 정도만 받는데, 자격증 재발급 비용 2,000원은 비싼 느낌이 든다. 성적표 재발급 비용이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적표 재발급 비용에 따른 불만에 대해, YBM시사닷컴 측은 “성적표 재발급을 위해 모든 수험자의 2년 분의 데이터를 유지·관리하는 비용과 직원들의 인건비 등을 감안하여 최저 비용으로 책정하여 청구하는 것”이라고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한자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대한검정회 관계자는 “재발급 비용에 자격증 비용과 택배 배송료가 포함된 금액으로 이는 회사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자격증 재발급 비용이 비싸고 기관마다 다른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자격증 재발급 비용의 경우,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규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