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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캣맘, “길고양이도 사랑으로 섬기면 사람처럼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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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캣맘, “길고양이도 사랑으로 섬기면 사람처럼 행복해진다”
  • 부산시 남구 오도경
  • 승인 2019.11.08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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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에 끼인 플라스틱을 매단 채로 돌아다니는 한 아기 길고양이 스토리를 기사에서 봤다.

구조자는 플라스틱 쪼가리를 몸에 달고 다니는 길고양이를 도와주려고 다가갔지만, 사람을 경계하는 탓에 고양이는 금세 사라지곤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끈질긴 노력 끝에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가서 몸에 낀 플라스틱을 빼줬다는 것이다.

그 후 구조자는 푹신한 담요로 고양이를 감싸주고, 안심시키려고 품에 안고 한참을 쓰다듬었다고 한다. 그후 고양이는 편안하게 구조자의 품에서 잠이 들었지만,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탓에 잠에서 깨자마자 방구석에 숨어 구조자를 다시 경계하곤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양이는 때맞춰 먹이를 주는 구조자에게 점점 경계심을 풀고 한 식구가 됐다는 얘기였다.

나는 이 기사를 보고 동물들도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사회화 과정을 겪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길고양이들은 사람들을 경계하기 바쁘고, 먹을 것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그들의 삶을 바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고양이 간식을 들고 다니면서 우리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주곤 했다. 하지만 사람 때가 탄 우리 학교 고양이들과는 달리 우리 동네 고양이들은 순순히 먹이를 받아먹는 법이 없었다. 우리 아파트 고양이에게 간식을 줬을 때도 역시 그들은 받아먹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맨날 아파트 고양이에게 간식을 줬다. 그리고 ’고키‘라는 이름도 붙여 줬다. 그러자 고키는 점점 경계심을 풀고 내가 준 간식은 받아먹었다. 내가 집으로 돌아갈 때 “고키야~” 하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 나와 내 다리에 얼굴을 비비기도 했다. 이렇게 나도 한 마리 고양이를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길고양이들은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불쌍하기도 하다. 실제로 비교적 경험이 없는 갓 태어난 길고양이들은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 들어 보이는 길고양이들은 경계를 심하게 한다. 그들은 사람에게 공격을 많이 당해서 불신하게 됐고 그래서 자기를 보호하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어느 날 내가 아파트 벤치에 혼자 앉아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길고양이가 내 옆으로 와서 벤치에 앉았다. 그때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고 이 아이가 사람 손에 길들여진 고양이라는 것을 금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우리 아파트에 친한 고양이가 한 마리뿐이지만, 우리 아파트에 있는 모든 고양이들이랑 친해질 수 있도록 계속 간식도 주고 이름도 붙여 줄 것이다. 마치 그들의 생애 첫 교육을 책임지는 엄마처럼.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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