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유럽 인구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가며 ‘재앙’으로 불렸던 흑사병이 최근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정부는 “확산할 위험은 낮다”고 주장했지만 ‘무시무시한 전염성’과 ‘치사율’이 특징인 흑사병의 등장에 중국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人艮網)은 13일 “네이멍구(內蒙古国) 자치구 시린궈러(錫林郭勒)맹에서 쥐벼룩을 매개로 전염되는 흑사병 환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고열, 기침 등의 증세를 호소해 지난 3일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차오양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전문가 진단을 거쳐 전날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의료당국은 “환자들을 격리했으며 전염을 막기 위한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최다 인원이 사용하는 SNS ‘웨이보’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환자들이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는 데 10일이 걸렸다”며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입원하고 확진 판정까지 걸린 시간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대응도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흑사병 발병 소식 자체를 통제하고 있진 않지만, 온라인뉴스 포털 등에서 ‘관련 토론’을 통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한편,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현재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도 ‘관심’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에 치료를 위한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돼있는 등 현재 단계에서 대응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흑사병 유행지역을 방문 시에는 쥐나 쥐벼룩 등의 접촉을 조심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