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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물갈이 마중물? ‘악화의 양화 구축’?-김세연·임종석의 총선 불출마 선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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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물갈이 마중물? ‘악화의 양화 구축’?-김세연·임종석의 총선 불출마 선언 파장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1.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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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세대교체 요구 물결에, 정작 ‘소장파 주요인물’부터 출마 포기
정치발전 기여 없이 정치생명 연장 급급 ‘다선 중진’ 외면, 눈총...
세대교체의 물갈이 신호탄인가, 악화의 양화 구축인가? 부산출신 김세연 국회의원(자유한국당)과 청와대 출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21세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보는 복잡한 시선이다. 두 사람은 각 여야의 주요 정치인인 만큼, 그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정치권에도 상당한 파장을 예고한다. 한국당과 민주당 모두 인적청산과 세대교체 요구와 중진 물갈이론이 거세지고 있어, 그들의 불출마 선언이 쇄신요구의 기폭제로 작용할지 주목을 끄는 것이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더팩트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제공)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더팩트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제공)
김 의원은 당내 3선 이상 의원 중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해체와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 전체의 불출마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이고 생명력을 잃은 좀비”라며 “창조를 위해선 파괴가 필요하니 깨끗하게 당을 해체하고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도 사전에 몰랐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황 대표는 “당의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지도부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선을 그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더팩트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제공)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더팩트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제공)
임 전 실장도 같은 날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최근 총선 불출마 선언을 고려하다 입각설이 나오자 이날 전격적으로 잠정 정계 은퇴 발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의 이날 선언은 민주당 내 인적 쇄신 움직임에 만만치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임 전 실장이 대표해 온 운동권 출신 ‘86그룹’을 둘러싼 세대교체 요구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두 사람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보는 당내외 시각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우선, 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반응은 주로 “당혹스럽다”이다. 최근 당 안팎에 총선 승리를 위한 영남 중진 용퇴론이 강했으나, 그 첫 대상자가 김 의원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중진 용퇴론의 당위성은 의정활동을 거듭하면서도 정치발전이나 당의 수권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한 채 오로지 정치 생명을 연장하는 데 급급한 의원을 걸러내야 한다는 데 있는 것, 40대 당내 대표적 개혁파인 김 의원을 이 범주에 넣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가였다.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및 중진 용퇴 요구에도, 부산-경남-울산권 중진들은 ‘미동’도 없다. 4선의 김 모, 유 모, 조 모, 3선의 유 모, 이 모 의원 등이 그렇다. 일찍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자리보전용 수 읽기에 능했거나 간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 한국당 비주류 의원들은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내놓은 한국당 해체와 당 지도부 퇴진 요구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18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김세연 의원의 이런 고뇌에 찬 결단에 대해서 한국당이 제대로 된 응답을 하지 못한다면 아마 국민들의 더 거센 비판과 함께 정말 존재 이유를 국민들이 엄중하게 추궁하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에 대한 회의라든지 그 다음에 자기를 던져서 새로운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하다. 다선·586 핵심들이 ‘물갈이’ 타깃이었지만, 정작 불출마는 ‘조국 사태’에서 당의 ‘닥치고 조국 수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철희·표창원 두 초선 의원 뿐. 이들도 진영논리에 묻혀 정의와 상식보다는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치현실에 대한 자성을 불출마 이유로 꼽았다. 임종석 전 실장도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학생운동 출신 중 영입 케이스로 정치권에 입문, 재선 의원을 지낸 386 출신 대표 정치인이다. 비서실장 시절에는 대선 잠룡으로 몸값이 올랐고 최근에는 총선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저울질 해왔다. 종로구의 현 지역구 의원은 정세균 의원(민주당, 전 국회의장)이다. 정 의원 역시 국회의장을 지내면 퇴임하는 전임 의장들의 관례를 외면, 임 전 실장의 출마 의지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재출마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은 이 때문에 최근 정치권에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한탄도 나온다. 여야 의원들이 이들 불출마 의원들의 결단을 ‘나약한 포기’로 치부하면서 유야무야 받아들이며 국민의 정치혐오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대적 혁신이 절실한 야당 중, ‘온실 속 화초’로 지내 온 부산-경남-울산권 다선 의원들은 주목의 대상이다. 그들은 과연, 그들이 말하듯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중진 물갈이론’에 호응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명분 없이 정치생명 연장만을 꿈꾸며, 나라의 미래를 외면하고 유권자의 짜증을 부추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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