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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서 편히 영화 즐긴다"... '작은 영화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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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서 편히 영화 즐긴다"... '작은 영화관' 인기
  • 취재기자 김지원
  • 승인 2016.02.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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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자체가 설립, 비영리 단체가 운영..전북 8곳 등 전국 19개소 등장
직장인 박소현(25, 경기도 고양시 풍동) 씨는 지난 설날 연휴를 맞아 고향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마을을 방문했다. 박 씨는 부모님과 영화를 보기 위해 두 시간 가량 거리에 있는 도시의 대형 영화관을 찾는 대신 작년 12월에 생긴 작은 영화관인 '평창 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멀티플렉스의 규모에는 미치지 않지만 생각보다 쾌적한 작은 영화관의 시설에 박 씨는 만족했다. 박 씨는 “원래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서 도시로 가야했기 때문에 가족과 영화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작은 영화관이 생긴 후로 부담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광역지자체별 영화관람 횟수 통계에 따르면, 극장 없는 지자체일수록 연간 1인당 관람횟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장 없는 지자체가 가장 많은 전남은 서울시에 비해 1인당 관람횟수가 연간 1.72번으로 약 3~4번이나 적은 횟수다. 지난 2015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별 영화 관람 횟수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작은 영화관’ 건립지원 정책이 발표된 후, 작은 영화관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광역지자체별 영화관람 횟수 통계. 연간 1인당 평균 관람횟수는 3.84번이다(자료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작은 영화관은 기대 수익률이 낮아 대형 영화관 건립이 어려운 인구 10만 명 이하의 시·군·구 지역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조성하는 상설 영화관이다. 작은 영화관의 운영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허가받은 비영리 단체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은 영화관 건립에 각 5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작은 영화관은 지역실정에 적합한 규모로 조성되지만 보통 총 100석 내외의 2개관으로 구성된다. 작은 영화관은 대도시와 동일한 시기에 개봉영화를 상영하며, 관람비가 5,000원으로 저렴하다. 일반 대형 영화관에 못지않게 작은 영화관은 대형 스크린과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관객의 편의를 위해 인터넷 예매시설과 스낵코너 등이 배치돼있다. 현재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작은 영화관은 전북에 8곳, 강원도에 3곳, 그리고 경북, 전남, 경남, 인천, 울산에 각 1곳 등 총 16곳이 있다. 이르면 올해 초 경남 남해군과 합천군 등 전국에 작은 영화관 4곳이 더 개관될 예정이다. 작은 영화관을 위탁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은 영화산업 전반에 지식이 있던 사람들이 모여 시작하게 됐다. 협동조합은 수익이 되지 않아 대형 영화관 설립이 힘든 지역에 대도시와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 전국을 총괄하는 작은 영화관 협동조합 이사장 김선태(52) 씨는 현재 작은 영화관을 통해 지역 간의 격차를 해소시키고 작은 영화관이 많은 지역에서 자리잡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 김 씨는 “사실 큰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작은 영화관 덕에 20년 만에 영화를 봤다는 주민들의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가 기억에 남고 뿌듯했다. 작은 영화관이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대형 영화관 못지않게 시설을 유지하고 영화를 제공해주는 배급사와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 전북 고창의 작은 영화관인 동리 시네마의 외부, 내부모습. 넓은 상영시설을 가지고 있다(사진: 고창군 공식 블로그).
직장인 여모(30, 전북 고창군) 씨는 부모님과 함께 경기도 수원시에서 고창으로 귀촌했다. 여 씨는 귀촌 전에는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도시의 백화점에 있던 대형 영화관에 갔지만, 귀촌 후 작은 영화관을 알게 되어 훨씬 영화를 더 자주 보게 됐다. 여 씨는 “영화관이 대형 영화관보다 작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영화감상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상영관 수가 적어서 한 타임에 한 두개의 영화밖에 상영하지 않았지만 5,000원이라는 가격에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작은 영화관이 생긴 후로 마을 분들도 다들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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