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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찍어야 입장 가능한 시대··· 어르신들 ‘코로나 디바이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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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찍어야 입장 가능한 시대··· 어르신들 ‘코로나 디바이드’ 우려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7.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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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노년층, QR코드 인증받는 데 어려움 겪어
수변공원 입장객 제한··· 주변 상인들 ‘울상’
‘고위험 시설’을 방문할 때 필요한 QR코드를 인증받는 과정(사진: 네이버 홈페이지 캡처).
‘고위험 시설’을 방문할 때 필요한 QR코드를 인증받는 과정(사진: 네이버 홈페이지 캡처).
오늘날 클럽,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감염병 전파 위험이 높은 시설을 이용할 때는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QR코드를 반드시 찍어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지 않은 장·노년층에겐 ‘코로나 디바이드’가 우려된다. 코로나 디바이드란 ‘코로나19’와 ‘디지털 디바이드’의 합성어다. 코로나19 때문에 디지털 정보격차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된 ‘QR코드 인증 전자출입명부 제도’는 이용객이 네이버 등에서 발급받은 QR코드로 본인 인증을 한 후 온라인 방문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이는 고위험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접촉자 추적과 역학 조사 등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기 위해 도입됐다. 문제는 QR코드 인증에 있다.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이 익숙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QR코드 인증 과정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부산시 연제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이영희(57) 씨는 “주로 젊은 층보다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데, QR코드 인증받는 방법을 몰라서 물어보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이어 “일부 손님들 중엔 요금이 나가는 게 아니냐며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이들 시설이 전자출입명부 제도를 도입하지 않거나 출입자 명단을 허위로 작성, 부실하게 관리하는 경우 해당 사업장에 대해 최고 300만 원의 벌금형이 처해진다. 영업중지를 뜻하는 집합 금지 명령의 행정처분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용자가 QR코드를 거부하거나 휴대전화 미소지 등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 경우 신원 확인 후 수기로 명단을 작성할 수 있다. 이 씨는 “젊은이들은 적극적으로 작성하지만, 어르신들은 부탁을 해도 작성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수변공원(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수변공원(사진: 취재기자 조재민).
한편 지난 1일 부산시 수영구는 민락수변공원에 ‘QR코드 인증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했다. 여름철 ‘음주 메카’인 수변공원에 전국의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한 것이다. 아름다운 광안대교의 야경이 보이는 수변공원은 부산의 대표적인 피서지로, 그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생활속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음주를 즐기는 등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변공원 내 사각형 모양의 청테이프로 2m 간격을 뒀다(사진: 수영구청 페이스북 캡처).
수변공원 내에 청테이프로 사각형 모양의 자리를 2m 간격을 두고 만들어놓았다(사진: 수영구청 페이스북 캡처).
이에 수영구는 수변공원 내에 2m 간격을 두고 사각형 모양의 청테이프를 붙여 성인 4~5명이 앉을 수 있는 560곳을 만들어 놨다. 하지만 주말이면 적정 인원(2600여 명)을 넘겨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안전한 피서를 위해 수변공원 주위에 펜스를 설치했다(사진: 수영구청 페이스북 캡처).
안전한 피서를 위해 수변공원 주위에 펜스를 설치했다(사진: 수영구청 페이스북 캡처).
결국 여름철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영구는 QR코드 인증 도입과 함께 높이 1.2m, 둘레 500m의 펜스를 치고 이용객을 제한하는 방침을 세웠다. 펜스에는 출입구 7곳을 만들어 QR코드 인증과 발열 체크를 하고 QR코드 사용이 어려운 고령의 경우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해 수기로 명부를 작성한 후 관리한다. 피서객 박상철(53, 경남 진주시) 씨는 “오랜만에 부산에 방문했는데,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검사할 줄은 몰랐다”며 “취지는 좋지만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락동 수변공원 일대를 순찰하는 민락동 청년회. 미성년자 음주단속, 2m 거리두기 실천 독려 등의 활동을 추진한다(사진: 수영구청 제공).
민락동 수변공원 일대를 순찰하는 민락동 청년회. 미성년자 음주단속, 2m 거리두기 실천 독려 등의 활동을 추진한다(사진: 수영구청 제공).
이용객 제한에 따라 수변공원 인근 상인들의 불만도 크다.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희수(38) 씨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 철 장사로 돈을 버는 우리에게 방문자 제한은 정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CCTV 설치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민락동 청년회와 함께 새벽 0~3시 사이 가로등을 끄는 등 시민들의 안전 귀가를 유도하는 정책을 올해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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