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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칼럼]스위스 바젤의 라인강에서 깨닫다,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기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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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칼럼]스위스 바젤의 라인강에서 깨닫다,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기반을
  • 칼럼니스트 박기철
  • 승인 2020.10.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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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여(女)~문(文)/Amenity, Feminism and Lifeway ㉜ / 칼럼니스트 박기철
칼럼니스트 박기철

나는 세상만물 중에서 물이 가장 신기하며 신비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바로 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님의 속성은 물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형상도 물처럼 생기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노자도덕경의 한 구절인 상선약수(上善若水, Best right=water)도 내가 물을 생각하는 바와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피곤할 때 목욕은 최고의 원기회복법이다. 그런 물의 은혜를 받고 살아가는 것이 생명이요, 그 생명체의 일부인 인간이다.

그런 물의 은혜를 맘껏 향유하며 산다면 더없는 영광이며 축복일 것이다. 스위스 바젤은 바로 그런 곳들 중의 하나였다. 바젤에 라인강이 흐른다길래 그것이 독일의 라인강과 다른지 알았는데 같은 라인강이었다. 다만 스위스 바젤에서 흐르는 라인강은 독일의 라인강보다 상류에 해당하는 강이라는 점이 다르다. 스위스 알프스 산지에서 발원하는 라인강은 스위스 바젤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독일로 흘러 들어가고 결국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거쳐 북해로 빠져 나간다. 장마 때를 제외하고는 평소 밋밋하게 흐르는 서울 쪽 한강이나 부산쪽 낙동강 만을 보아온 나로서 바젤에 흐르는 라인강은 참으로 생경했다. 물살이 제법 빠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더욱 생경했던 점은 빠르게 흐르는 라인강의 물에 몸을 맡기며 흘러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깜짝 놀랄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사람들은 튜브나 공기주머니를 가슴팍에 깔고 물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즐겼다. 내가 보기에는 그 어떤 물놀이보다 재미있는 물놀이였다. 풀장의 놀이기구에서 노는 것과는 상대할 수 없는 원시적인 물놀이였다. 계곡의 시원한 물놀이보다도 더 볼륨있는 물놀이다. 수영을 할 줄 몰라도 그냥 공기 주머니만 있으면 어디서든 흐르는 물속에 들어가면 되는 최상의 물놀이였다. 물론 은혜로우면서도 무서운 물이기에 안전을 생각해야 하겠지만 공기주머니만 꽉 잡는다면 그리 위험하지 않은 물놀이였다.

빠르게 흐르는 라인강에 몸을 맡긴 사람들
빠르게 흐르는 라인강에 몸을 맡긴 사람들(사진: 박기철 제공).

하도 재미있어 보이길래 나도 라인강에 몸을 담갔다. 수영을 아주 조금 할 줄 알길래 공기 주머니 없이 들어갔다. 물은 차면서 시원했다. 그냥 있어도 흐르는 물이 내 몸을 흐르게 했다. 너무 멀리 갈 수 없는 처지라 조금 가다가 나왔지만 하도 재미있어서 세 번이나 반복하며 즐겼다. 나중에 바젤을 또 오면 꼭 공기 주머니를 차고 멀리 멀리 가보고 싶었다. 물론 바젤의 라인강에서 이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물이 깨끗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깨끗함이 아름다움을 낳고 그 속에서 노니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도 아울러 더불어 아름다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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