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1-18 18:15 (월)
헬스장 못가 몸 근질근질한 청년들, '홈트' '산스장' 찾는다
상태바
헬스장 못가 몸 근질근질한 청년들, '홈트' '산스장' 찾는다
  • 취재기자 박상현
  • 승인 2021.01.06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로 헬스장 영업 못하자 젊은 헬스인들 자구책 찾기 분주
일부선 ‘홈짐 대여’... 방역 문제 및 범죄 노출 우려도 제기
‘동네 체육공원'에도 젊은층 북적, 기구 사용 두고 마찰도 발생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헬스장 영업이 전면 중지됨에 따라 문을 닫은 헬스장. 29일이 지났지만 굳게 닫힌 철창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사진: 취재기자 박상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헬스장 영업이 전면 중지됨에 따라 문을 닫은 헬스장. 헬스 관계자들의 불만이 높지만 언제 열릴지는 미지수다(사진: 취재기자 박상현).
대학생 김영훈(25, 부산시 남구) 씨는 몇 주 사이 부쩍 체중이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평소 다니던 헬스장을 갈 수 없게 된 것이 화근이다. 김 씨는 “요즘 운동을 하지 못해 몸이 근질거린다”며 “집에서 ‘홈트’하며 몸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헬스장 영업 금지로 인해 관련직 종사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시대, 실내체육시설도 제한적 유동적 운영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랐다. 자신을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이라 밝힌 청원인은 “전체 업종 대비 실내체육시설의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상상도 못할 만큼 가혹하다”며 “실내체육업 전체 집합금지가 아닌, 실효성과 형평성을 갖춘 정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반 헬스장의 평균 일일이용권과 비교했을 때,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홈짐을 찾고있다(사진: 당근마켓 캡처).
일반 헬스장의 평균 일일이용권과 비교했을 때,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홈짐'을 찾고 있다(사진: 당근마켓 캡처).
이런 상황에서 '헬스인'들은 '타인의 집'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에는 ‘홈짐’을 대여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급증했다. ‘근손실(체내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이 두려운 헬스인들이 ‘홈짐(가정용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을 갖춘 타인의 집을 방문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운동하려는 자구책이다. 홈짐 대여 게시물 작성자는 “집안 내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운동기구의 소독도 빼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아무리 소독을 잘한다고 한들,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물론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턱걸이를 하기 위해 산책로 철봉을 찾은 젊은이들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박상현).
턱걸이를 하기 위해 산책로 철봉을 찾은 젊은이들 모습(사진: 취재기자 박상현).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동네 공원 및 산책로는 젊은이들의 출입이 늘었다. 평행봉, 철봉 등의 운동시설을 갖춘 도심 인근 산책로 및 공원은 젊은이들의 맨몸운동(도구나 기구 없이 맨몸으로 하는 운동)에 안성맞춤이다. 철봉과 평행봉을 이용한 대표적 맨몸운동은 턱걸이(풀업)와 딥스 등이 있다. 이들 운동은 전문가의 인정을 받은 효과 좋은 맨몸운동이다. 직장인 김민준(27, 부산시 수영구) 씨는 “헬스장이 문을 열지 않아 대안을 찾던 중 이곳(산책로)을 발견했다”며 “헬스장이 다시 영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맨몸으로 운동할 것”이라고 했다. 헬스인들의 명소로 급부상한 ‘산스장’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산스장이란 ‘산’과 ‘헬스장’의 합성어로, 산 내부의 운동시설을 뜻한다. 신설된 산스장들은 기초운동을 위한 스트레칭 기구 및 철봉 등의 간단한 기구만 있던 과거와 달리, 헬스장을 방불케 하는 운동기구들이 즐비한 것이 특징이다. 산스장을 찾는 헬스인들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몇몇 산스장은 운동 기구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백화점. 각종 홈트레이닝 용품을 판매하고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상현).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백화점에서 각종 홈트레이닝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상현).
외출을 꺼리거나 집 근처에 산스장 및 산책로가 없는 헬스인들의 대안은 ‘홈트레이닝’이다. 일명 ‘홈트’라 불리는 홈트레이닝은 말 그대로, 집에서 하는 운동을 뜻한다. 운동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푸쉬업, 스쿼트 등의 동작을 맨몸으로 실시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평소 고중량 운동을 즐기던 헬스인이라면 맨몸운동으로 근육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운동하거나, 세트 수를 늘리고 휴식 시간을 줄이는 등 강도 높은 맨몸운동을 실시한다면, 헬스장이 영업을 재개할 때까지 근육 유지도 가능하다. 2~3주 가량 운동을 중단하면 실제 근육의 손실이 있을까? 한 전문가는 “단기간 운동 중단으로 근육 내 수분이 빠지게 되면 근육이 줄어들어 보이지만, 근육 조직 자체를 잃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변화는 운동을 재개하면 쉽게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홈트는 물론,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자주 움직여주는 것이 근손실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