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새로운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 출시
‘AI 서비스’ 장착한 ‘프라이빗 콜·메시지’에 팬들 “기괴하고 어색” 반응
온라인·모바일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가 출시와 동시에 이용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8일, 전 세계 188개국을 대상으로 K팝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4일 현재 유니버스 애플리케이션은 애플 스토어(IOS) 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유니버스엔 우주소녀, 아스트로,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등 다수의 인기 아이돌이 참여하고 있다. K팝 아이돌 팬들은 유니버스를 통해 좋아하는 아이돌을 새로운 방법으로 ‘덕질’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니버스 출시 초반, 이용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유니버스의 핵심 서비스로 꼽히는 ‘AI 보이스’ 기능이 그 원인이다. 이는 아이돌이 참여해 개발한 ‘프라이빗 메시지·콜’ 서비스로,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상황에 전화를 받을 수 있다. 프라이빗 메시지 기능은 기존의 K팝 팬클럽 플랫폼인 ‘Lysn’이나 ‘위버스’ 등에도 존재했지만, 프라이빗 콜 기능은 유니버스가 최초다.
이용자는 월 7900원의 멤버십과 프라이빗 1인권을 구매해, 한 명의 아이돌과 메시지와 통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용권을 구매한 뒤에는 아이돌의 말투와 상황, 호칭 등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하지만 유니버스 프라이빗 콜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통화가 아니라 아이돌의 일방적인 음성 메시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약 29초 가량 이어지는 프라이빗 콜은 아이돌의 목소리를 입은 AI 음성일 뿐이었다. 유니버스 애플리케이션 리뷰에서 한 이용자는 “돈은 돈대로 내면서 AI의 음성을 들어야 하나. 너무 기괴하고 소름 끼친다”고 비난했다.
프라이빗 콜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게임에서 캐릭터를 고르듯 아이돌의 말투부터 호칭, 상황 등을 골라 대화하는 기능도 문제다. 특히 통화 상황 중 ‘썸’이 선택지로 있는 것을 두고 이용자들은 “아이돌을 지나치게 상품화하는 부적절한 콘텐츠"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니버스의 ‘스튜디오’ 콘텐츠는 캐릭터를 꾸미고, 캐릭터를 활용해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이용자는 “유니버스의 캐릭터의 움직임이 실제와 많이 달라 어색하고, 여성 아이돌 캐릭터는 왜 굳이 짧은 옷을 입고 웨이브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AI 서비스와 관련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실존하는 인물로 만들어낸 이 서비스에 대해 차후 발생할 문제점도 우려 사항이다. 한 유니버스 이용자는 “유니버스 애플리케이션은 아이돌 덕질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만든 것 같다. 팬들은 아이돌을 따라한 AI 목소리, 그들을 닮게 만든 아바타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앱 개발자는 팬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 빠른 피드백과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