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성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경성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660명에 육박하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경성대 부경대 역에도 피아노 계단이 생겼다는 내용. 익명의 투고자는 피아노 모양의 이 계단은 밟을 때마다 음계에 따른 소리가 난다고 덧붙였다. 순식간에 663개의 '좋아요'와 325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신기하다는 반응과 피아노 계단을 밟으러 가야겠다는 등의 반응이었다. 이 피아노 음악계단은 오는 28일 오전 9시50분 개장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부산에서 처음 선보이는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 역에 설치된 이 피아노 음악계단은 부산교통공사가 장소를 제공하고, 부산시, 부산교통공사, BNK금융그룹,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협약해 설치했다. 이 계단을 만든 목적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걷기를 생활화하도록 하는 것. 계단을 디딜 때마다 명징한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해 통행자들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 자연스럽게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 피아노 음악계단의 이름이 '건강기부계단'인 것처럼 이 계단을 설치한 또 다른 목적은 기부문화의 확산이다.
피아노 계단을 한 번 걸을 때마다 10원이 적립되는데, 이 적립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어린이 후원에 쓰인다. BNK 부산은행이 1억 4,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계단에는 이용자수를 계산하는 센서가 부착돼 있다. 센서를 통해 시민들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10원씩 적립되는 것. 1일 이용자 수와 누적 이용자 수는 전광판으로 계시된다. 대학생 박서영(22, 부산시 동래구 명륜동) 씨는 "전광판으로 이용자 숫자가 게시되면 시민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참여율도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시민들이 피아노 계단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면서 일상 생활에서의 걷기 운동도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는 앞으로 건강기부 계단에서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 행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강기부 계단을 시험 이용해 본 대학생 서안나(21, 경남 김해시 부원동) 씨는 건강기부 계단이 건강도 챙길 수 있고 기부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계단을 밟을 때마다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가 지하철 이용에 즐거움을 준다고 말했다. 서 씨는 “계단을 이용한다는 것만으로도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도움이 된다니 앞으로도 이 곳을지 지날 때마다 꼭 이 계단으로 오르내려야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경성대 부경대역의 피아노 음악계단이 건강한 계단걷기 생활화와 더불어 기부문화 정착까지 유도해 부산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계단 걷기 운동을 통해 기부 운동에까지 참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라는 것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겠다"며 "앞으로 사회적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시민건강을 위한 환경 조성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